국힘 당권, 결국 ‘반탄파’ 품으로…‘보수 대분열’ 시작되나

박성의 기자 2025. 8. 2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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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26일 최종 투표로 당권 결정…김문수vs장동혁 맞대결
김문수 “尹 재입당 받아줄 것”…장동혁 “尹 못 받을 이유 없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3명도 ‘반탄파’…친윤 지도부 탄생
‘찬탄파’와 내분 격화 불가피…與박지원 “국힘 분당 가능성 100%”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12·3 비상계엄의 역풍이 '윤석열 어게인' 돌풍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22일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에서 반탄(탄핵 반대)파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를 당 대표 선거 결선 진출자로 발표했다. 찬탄(탄핵 찬성)파 안철수 후보와 조경태 후보가 고배를 마시면서, 국민의힘 당권은 결국 친윤(親윤석열)·반탄파가 쥐게 됐다.

최고위원에도 반탄파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차기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실상 '친윤 일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어게인' 세력과의 단절을 말했던 찬탄 진영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된 셈이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야권 내 '심리적 분당 상태'가 '실제 분당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김문수냐, 장동혁이냐…26일 野대표 결정

국민의힘 대표직을 놓고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가 양자 대결을 펼치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청주 오스코에서 제6차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 선거 본경선에 진출한 김문수·안철수·장동혁·조경태 후보 중 김·장 후보를 결선 진출자로 선출했다.

이번 본경선에는 책임당원 투표 결과 80%, 국민 여론조사 결과 20%가 반영됐다. 이날 후보들의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결선이 펼쳐진다는 것은 1위 후보의 득표율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결선 투표를 통해 오는 26일 당 대표를 결정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강조했던 안철수, 조경태 후보는 '당심'을 얻지 못하면서 반전을 이뤄내는데 실패했다. 찬탄파 두 후보 모두 고배를 마시면서 국민의힘 차기 당권은 반탄파가 쥐게 됐다.

김 후보는 결선 진출을 확정한 뒤 "이재명 정권의 칼끝이 우리 목을 겨누는 엄중한 상황에서 제가 앞장서 투쟁하겠다"며 "반드시 당 대표가 되어 우리 당과 500만 당원을 지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 후보는 "저에겐 결선 무대에 선 자체가 기적이다. 낡은 조직이 아닌 당원 여러분의 뜨거운 가슴, 가슴이 모여 만든 기적"이라며 "이제 단 한 번의 선택만이 남아 있다. 새로운 투쟁, 혁신과 미래를 위한 선택이 남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당 최고위원 역시 반탄파 인사들이 다수 당선됐다. 최고위원 선거에선 반탄파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이상 득표율순)이 당선됐다. 여성 몫이자 찬탄파 양향자 후보를 제외하면 모두 윤어게인·반탄 진영으로 분류된다.

앞서 전한길씨와 '배신자 야유' 논란에 휘말렸던 찬탄파 김근식 후보는 근소한 차이로 5위에 머물며 고배를 마셨다. 반탄파 측 김태우·손범규·최수진 후보는 탈락했다. 청년최고위원으로는 찬탄파 우재준 후보가 손수조 후보에게 신승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을 집행한 1월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대표 누가 돼도 내전 불가피…'분당' 우려 '솔솔'

당권이 반탄파 손에 넘어가게 되면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 친윤 청산 등을 기대해온 당내 비윤계의 바람은 수포로 돌아갔다. 당권을 두고 경쟁하게 된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 모두 '윤석열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이 아닌 연대 필요성을 더 강조해왔고, 윤 전 대통령의 재입당 길 역시 열어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후보는 지난 7일 고성국TV와 전한길뉴스 등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주최하는 연합토론회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이 다시 국민의힘 입당을 희망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입당(신청을)하시면 당연히 받는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그분이 계엄을 (선포)해서 누가 죽거나 다쳤느냐"며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이) 해제됐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에 돈을 얼마나 갖다줬냐. 책임질 사람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했다.

장 후보 역시 8일 SBS 라디오에 출연, 같은 질문에 "윤 전 대통령이 차후에라도 여론이나 정치적 상황을 봤을 때 당에 부담이 되는 순간에 입당신청을 하시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당에 도움이 되는 순간에 입당신청을 하실 텐데, 그것을 못 받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이에 다음주 새롭게 닻을 올리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비윤계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개헌저지선(100석) 유지'를 강조해온 김 후보보다 '탄핵세력 처리'를 주장해온 장 후보가 당권을 쥔다면 찬탄 세력의 당내 입지는 지금보다 더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장 후보는 지난 16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김건희 특검이든 채해병 특검이든 그 칼끝이 우리 당을 향하고 있을 때 거기에 힘을 실어주는 사람들, 과연 같은 당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당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언행까지 용인할 순 없다. 그런 사람들과는 정치적으로 결별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분당 시나리오도 언급된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CBS라디오에 나와 "한동훈 계열 모 인사를 만났는데 장동혁이 당대표가 되면 자기들은 탈당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자신에게 직접 탈당 뜻을 내비친 국민의힘 의원이 한 명이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국민의힘 분당 가능성을 "100%"라고 내다봤다. 분당 시기와 관련해선 "전당대회 후, 내년 지방선거 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107석을 보유한 국민의힘이 찢어진다면, 보수 정당 입장에서는 개헌 저지선(100석)이 붕괴될 위기에 직면한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국민의힘 분당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국민의힘의 각 계파가 어정쩡하게 공존하다 보니 혁신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라며 "그런 점에선 한국의 보수가 분화해 서로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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