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앞둔 위성락 “중국에 대한 미국 입장 터프해져…국익으로 대응”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미국 입장이 기존보다 더 강경해진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역할 조정을 비롯한 한미동맹 현대화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대중국 견제 역할을 강하게 요구받고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오는 23일 출국해 이 대통령의 방일·방미 일정을 수행하는 위 실장은 22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 조야(朝野)의 입장이 종래보다 더 터프한 게 있고, 그런 기대가 우리한테 다가오고 있다. 우리의 국익 전반을 감안해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은 대응하고, 그렇게 (미국 쪽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대중국 견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취지다. 앞서 미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쪽이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한국에 국방비 확대와 함께 대중국 견제 목적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명시적 동의를 요구하려고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위 실장은 이런 소통 과정에서 ‘대만 문제’까지 언급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측면에서 양안 문제(대만해협)에 주한미군이 투입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략적 유연성은 논의하고 있지만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맥락에서 구체적인 경우의 수까지 들어가 협의를 하는 것은 아니다. 주한미군이 대만 상황에 투입되는, 그렇게까지 디테일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기대하는 동맹 현대화만큼이나 우리 정부가 기대하는 동맹 현대화도 국익 측면에서 관철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게 위 실장의 설명이다. 위 실장은 “북핵 미사일의 위협 증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역내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동맹을 우리 국익에 맞게 현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맹 현대화로 인해 역내에 군사적 긴장이 심화되는 것이 아닌, 한미 연합적 협력이 더욱 강화되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맹 현대화의 또 다른 이슈인 국방비 부담에 대해선 “진행 중인 협의이지만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게 맞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하나의 전례여서 참고하며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위 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추가적인 목표로 지난달 31일 타결된 관세협상을 정상 간 차원의 의제로 격상시켜 한미 경제통상을 안정화하는 것을 꼽았다. 특히 21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급거 방미길에 오른 배경에 대해 위 실장은 “외교부 장관은 원래 방미단이 출발하기 전에 미국에 가서 마지막 점검을 하고 조율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농축산물 관련 미국 쪽의 어려운 요구가 있다’는 보도에 대해 “농축산물 문제는 미국이 제기하는 건 맞다. 협의가 진행 중이라 드릴 말씀은 딱히 없다. 우리는 기존 입장에 따라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또 이번 정상회담 과정에서 한미 간 새 협력 분야를 개척하는 것도 목표라고 했다. 그는 “새 협력을 열 수 있는 지평으론 원자력, 조선, 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기술, 국방 연구개발 등이 있다. 상세 내용은 정상회담 이후 설명드릴 기회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 실장은 북핵 문제나 한반도 문제도 이번 정상회담 의제로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북 관계는 미국도 관심이 있고 우리도 서포트하는 입장인데, 우리가 지금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다”고 현실적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북한 간에 대화의 복원 과정이 있기를 바라고, 그런 문제들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해 내놓은 ‘단계적 비핵화’ 해법에 대해서도 “미국과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깜짝 회담’을 열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위 실장은 “두 정상이 올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그렇게 되면 회동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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