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내부 "허프 매각 승인, 창간 가치 무너뜨린 최대 오점 될 것"
최우성 경영진, 오늘 5시 임시이사회서 허프 매각 승인 의결안건 논의
언론노조 한겨레지부 "한겨레 DNA 가치 앞장서 무너뜨려"
이승윤 한겨레 사외이사 "공적 매체 바람직성 볼 때 매각 반대가 타당"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한겨레가 22일 본사·자회사 노동조합의 반발 속에 허핑턴포스트코리아(허프) 매각 승인을 안건으로 임시이사회를 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는 “끝내 자회사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짓밟은 채 매각을 밀어붙인다면 이는 무엇보다 한겨레라는 이름에 가장 큰 오점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한겨레지부는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한겨레는 창간 이래 노동자의 편에 선 언론을 자임해 왔으나, 지금의 경영진은 창간 선배들이 한겨레 DNA에 각인했던 가치를 앞장서 무너뜨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겨레 이사회는 이날 오후 5시에 연다.
한겨레지부는 “최우성 대표이사와 정연욱 경영관리본부장을 비롯한 한겨레 경영진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매각 과정에서 한겨레 미디어그룹의 전략 부재와 자회사 경영 실패를 반성하기는커녕, 허프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이들을 소모품처럼 내던지는 결정을 밀어붙여 왔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매각 강행 추진을 “회사는 그들의 방만한 운영과 안일한 인식이 누적된 결과를 이제 와서 '노동자의 실패'로 둔갑시키는 것”이라 규정했다.
언론노조 한겨레지부는 “'경영상 판단을 존중해 달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돌아보라”며 “노동자였던 당신들의 양심에 거리낌 없는 행위였는가. 장황한 해명으로 구성원의 눈과 귀를 가린다고 해서, 노동의 가치를 짓밟은 지난 한 달여 기간 행태를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더 뼈아픈 것은, 한겨레 경영진과 자회사 파견자들이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음에도, 여태 단 한 번의 유감 표명조차 없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한겨레지부와 허프 노조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앞두고 매각 승인에 반대하는 피케팅 선전전을 벌인다.
이들은 “우리 노조는 오늘 이사회에서 경영진이 어떤 말을 하는지 엄중하게 지켜볼 것”이라며 “회사가 부끄러움을 잊고 끝내 자회사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짓밟은 채 매각을 밀어붙인다면, 이는 무엇보다 한겨레라는 이름에 가장 큰 오점으로 돌아올 것임을 경고한다”고 했다. 이들은 “'한겨레 정신'은 명백하다”며 “노동조합은 이 사태를 치밀하게 기록하고 투명하게 공개하여,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일부 한겨레 사외이사는 지난 21일 지분 매각 반대가 타당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했다. 이승윤 사외이사(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사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사회는 법리적 판단을 넘어 한겨레라는 공적 매체의 바람직성 기준을 함께 적용해야 하며, 그 관점에서 저는 지분 매각 반대가 타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한겨레가 이번 매각 건에 대해 허프 노조와 단체교섭 의무를 질 소지가 크다고 했다. “근로자들에 대하여 지배적 지위에 있으면서 그들의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자로 판단될 수 있어 이후 이에 따른 법적 공방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이를 '비공식 미팅에서의 대전제 확인'(이 이뤄졌다는 취지)으로 해명하지만 결과적으로 형식과 실질 사이의 충돌을 초래해 노사분쟁과 부당노동행위 법적 공방 그리고 평판 손상의 위험이 현실화됐다”고 했다. 허프의 재무 상태로 볼 때 매각이 시급하지 않으며, 노조가 제기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각종 위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임시이사회엔 사외이사 1명을 제외한 8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6인 등 9인으로 구성된다.
한겨레는 지난 6월부터 허프 지분 100% 매각을 일방 추진하면서 허프 노동자들이 노조 집행부를 꾸려 강하게 반발해왔다. 허프 구성원들은 모회사 한겨레와 한겨레 출신 허프 임원들의 무관심과 경영 공백 속에서 구성원들이 청산 위기를 넘기며 매체 정체성을 꾸려온 가운데 한겨레가 노조와 단체교섭이나 설득 과정 없이 매각을 졸속 추진한다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겨레는 허프 노조와 한 차례 잡았던 정식 만남을 취소하고 임시이사회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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