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출동' 소방관 잇단 비극…"국가가 책임지고 막아야"

김온유 기자 2025. 8. 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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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사고 현장에서 인명구조 활동을 벌인 소방관들이 '트라우마'로 고통을 겪다 사망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에 따르면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활동했던 소방관 두 명이 최근 사망했다.

고 남 소방관 역시 이태원 참사 구조 현장에 투입돼 트라우마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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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1일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 A씨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안양시 한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8.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태원 참사 당시 사고 현장에서 인명구조 활동을 벌인 소방관들이 '트라우마'로 고통을 겪다 사망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에 따르면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활동했던 소방관 두 명이 최근 사망했다. 인천소방본부 소속 박모(30) 소방교는 이태원 참사 때 얻은 트라우마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지난 10일 실종 열흘 만에 숨진 상태로 지난 20일 발견됐다. 고(故) 박 소방교는 이태원 참사 이후 우울증 진단을 받고 소방청의 '찾아가는 상담실'에서 심리상담을 받고 개인적 치료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이태원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경남 고성소방서 소속 남모(44) 소방관이 공무상 요양 불승인 상태에서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고 남 소방관 역시 이태원 참사 구조 현장에 투입돼 트라우마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도 채 안 돼 2명의 소방관에게 비극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다.

소방본부는 "한 달 사이 두 명이 같은 이유로 목숨을 잃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며 "이 죽음은 소방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제도적 한계를 보여주는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소방관들이 구조 현장에서 입은 정신적 충격으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심리 치료와 보상 등 지원 제도가 미비해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방청이 지난해 소방관 6만10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방공무원 마음 건강 설문조사'에 따르면 3141명(5.2%)이 자살위험군에 속했다.

소방본부는 정부에 소방관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공무상 질병으로 명확히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재난 대응인력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국가 차원의 제도 강화와 권역별로 소방공무원들의 정신 회복을 돕는 심신수련원 건립도 촉구했다. 소방본부는 "소방공무원의 PTSD 유병률은 일반인 대비 10배 수준에 달하지만, 개인의 문제로 축소되거나 사회적 관심 밖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재난의 규모와 빈도, 누적된 정신적 후유증을 감당하기에는 (소방청의) 현재 인력과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금 체계만으로는 더 이상의 희생을 막을 수 없고 이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도 소방관들이 여러 재난 현장에서 반복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만큼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심리 회복 프로그램과 질병 치료비 등의 적절한 보상이 시스템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오후 고(故) 박모 소방교의 빈소가 마련된 안양 샘물병원장례식장에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김온유 기자 on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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