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시아 입찰 담합’ 혐의 최문순 전 지사, 첫 재판서 “공소사실 불분명”

KH그룹의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과 관련해 입찰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문순 전 강원지사가 첫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이 불분명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22일 입찰방해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전 지사와 강원개발공사 파견 강원도청 공무원 신모씨 등의 첫 공판을 열었다. KH그룹 부사장 김모씨도 입찰방해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형법상 입찰방해죄는 위계·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경매의 공정을 해했을 경우 성립한다. 최 전 지사 측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세 사람의 공모 관계가 형법상 위계·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 전 지사 측 변호인은 “공모 관계 부분이 위계·위력에 해당하는 내용인지, 단순히 입찰방해를 설명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단순 배경 설명에 불과하다면 공소장 일본주의에 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모했다는 부분이 공소사실로 특정되려면 검찰이 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원도 산하 강원개발공사는 앞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재정난 등으로 알펜시아 리조트를 공개 매각하려 했는데 4차례 유찰됐다. 이후 2021년 6월 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KH그룹 계열사인 KH강원개발에 7115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최 전 지사는 이 과정에서 KH그룹에 입찰가격 등 미공개 정보를 알려주고, 헐값에 매각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매각 대금이 1조원에서 7000억원대까지 떨어진 배경에 최 전 지사의 지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또 5차 입찰에서 KH강원개발의 단독 입찰에 따른 유찰을 막기 위해 허위로 ‘평창리츠’를 내세워 중복입찰하고, KH 측이 최종 낙찰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당시 입찰에 KH계열사인 KH강원개발·평창리츠만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평창리츠는 입찰 마감일 전날 ‘KH리츠’에서 사명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KH그룹이 200억원 상당의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최 전 지사는 이날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해 부인한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우리가 KH그룹에 200억원 이득을 주고 싸게 팔았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북송금 사건 수사와 관련해 별건으로 검찰 수사가 들어갔다”며 “이것도 정치 검찰의 수사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관련해서 대응할 생각”이라고 했다.
현재 해외 도피 중인 KH그룹 배상윤 회장에 대해서는 “그분과 연락하는 게 아니니 언제 들어올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며 “빨리 들어와서 사실을 이야기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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