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극찬한 '불법이주 악어감옥' 닫나? 법원 "60일 내 철거하라"

김종훈 기자 2025. 8. 2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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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불법 이주민 정책 상징 '앨리게이터 알카트라즈' 운영 중단, 공사 자재 철거 가처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일 플로리다 주 에버글레이즈 습지에 위치한 불법 이주민 구금 시설 '앨리게이터 알카트라즈'를 둘러보는 모습./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불법 이주민 구금 시설로 홍보했던 '앨리게이터 알카트라즈'(악어 감옥)의 구금시설 운영과 신축 공사를 일시 중단하라는 법원 명령이 내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의 캐슬린 윌리엄스 판사는 지역 내 에버글레이즈 습지에 위치한 앨리게이터 알카트라즈 구금시설에 있는 이주민들을 모두 내보내고, 신축 공사를 위해 현장에 설치된 자재들을 전부 철거하라고 명령했다. 시한은 60일로 정했다.

이번 명령은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가처분이다. 환경운동가들과 이 지역 원주민들인 미코수키 인디언들이 구금시설 건축 전면 취소를 주장하며 제기한 본안 소송은 계속 진행된다.

윌리엄스 판사는 구금시설이 습지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한데도 플로리다 주가 환경평가 없이 착공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판사는 "(구금시설 건축) 프로젝트는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의 서식지 감소와 사망률 증가라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금시설 건설 계획이) 상당한 환경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그럼에도 피고인 측(플로리다 주)은 에버글레이즈 부지에 대한 환경 평가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윌리엄스 판사는 "플로리다 주 정부와 연방 정부는 에버글레이즈에 구금시설을 건설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거의, 전혀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구금시설 건설을 서두르다 대체 장소를 고려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번 소송에 원고로 참여한 환경단체 '에버글레이즈의 친구들' 측은 공개 성명에서 "에버글레이즈와 자연을 착취하지 말고 보호해야 한다고 믿는 수많은 미국인들을 위한 기념비적인 승리"라며 "정부 최고 지도자들은 환경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플로리다 측 법무부 대변인은 "이번 판결은 불법"이라며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앨리게이터 알카트라즈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주민 정책을 상징하는 장소였다. 이곳을 탈출하려면 악어를 피해 지그재그로 뛰어야 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 섞인 발언 때문에 악어 감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일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디샌티스 주지사와 직접 이곳을 찾아 시설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시설은 곧 가장 위협적인 이주민들을 구금하게 될 것이고 이주민 중 일부는 지구상에서 가장 사악한 인물들일 것"이라며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 밖으로) 추방되는 것"이라고 했다.

(플로리다 AFP=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크리스티 노엠 국토안보부 장관과 함께 플로리다주 오초피의 이주민 구금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이 구금시설은 20만 마리 이상의 악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내 위치해 있어 '앨리게이터 앨커트래즈'로 불린다. 2025.07.01 /AFPBBNews=뉴스1

에버글레이즈 습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도시 확장과 산업화 등으로 에버글레이즈 습지가 크게 훼손되자 미 연방 정부와 플로리다 주 정부는 35년에 걸쳐 100억 달러를 들여 에버글레이즈 습지 복원 사업을 벌였다. 이 습지에는 미국 홍학과 미국 악어 등을 포함한 멸종 위기 동물 수십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습지는 플로리다 남부 주민 800만 명의 수자원 역할도 한다.

환경운동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계획대로 이곳에 최대 5000명을 수용할 구금시설이 들어선다면 습지가 훼손될 것이라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환경운동가들은 플로리다 주가 부지 근처 습지 8만8000㎡를 포장한 현장 사진을 증거로 제출했다. 미코수키 인디언들은 미 연방 정부가 부족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앨리게이터 알카트라즈 건설 계획을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환경 오염 우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활주로를 활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은 없다"고 주장했다. 1960년대 미국은 에버글레이즈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 공항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환경 오염 우려와 항공시장 변화로 인해 활주로 하나만 건설된 채 취소됐다. 이번 구금시설은 이 활주로를 활용해 지어질 계획이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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