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소방관 연이은 죽음…"PTSD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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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인명 구조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들이 잇달아 사망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이태원 참사 구조활동에 나섰던 소방관 두 명이 사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이태원 참사 구조에 투입됐던 소방관 A(44)씨가 경남 사천시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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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 생겼지만 공무상 요양 불승인
소방본부 노조 "국가적 지원 절실"

이태원 참사 당시 인명 구조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들이 잇달아 사망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는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 인근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다. 좁은 골목에 다수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159명이 사망했다.
22일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이태원 참사 구조활동에 나섰던 소방관 두 명이 사망했다. 박모(30) 소방교는 지난 20일 낮 12시 30분쯤 경기 시흥시 금이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인근 교각 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이태원 참사 현장 지원을 나간 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다.
참사 직후 언론에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던 박 소방교는 "사망하신 분들을 검은색 구역에 놓는데 감당이 안 될 정도였다"며 "부모님은 제가 그 현장을 갔던 것만으로도 힘들어하신다. 희생자들의 부모님은 어떤 마음일까"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실종 직전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이태원 참사 구조에 투입됐던 소방관 A(44)씨가 경남 사천시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용산소방서 화재진압 대원으로 현장에 투입됐던 그는 참사 이후 동료와 가족들에게 우울감을 호소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우울증 진단도 받았다.
근무지를 경남 고성소방서로 옮긴 A씨는 올 2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사유로 '공무상 요양'을 신청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인사혁신처로부터 '불승인' 통보를 받았고, 이후 한 달여 만에 사망했다.
소방본부 노조는 "한 달 사이 두 명이 같은 이유로 목숨을 잃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며 "이 죽음은 소방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소방관들은 구조현장에서 입은 정신적 충격으로 고통에 시달리곤 한다. 지난해 소방청이 소방관 6만1,0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방공무원 마음 건강 설문조사'에 따르면 3,141명(5.2%)가 자살위험군에 속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방본부 노조는 소방관들의 정신적 치료를 위해 소방관의 PTSD·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공무상 질병으로 명확히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소방본부 노조는 A씨의 사례와 같이 구조를 위한 공무를 하면서 생긴 PTSD나 우울증에 대해서도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입장이다. 또 재난 대응인력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국가 차원의 제도 강화와 권역별로 소방공무원들의 정신 회복을 돕는 심신수련원 건립을 촉구했다.
소방본부 노조는 "세월호,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뿐만 아니라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수많은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PTSD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신질환) 유병률이 일반인 대비 10배 수준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방조직의 자체 상담과 치료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 국가적 투자가 절실하다"며 "정부는 더 이상의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 있게 답해달라"고 촉구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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