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평가 때 '중대재해 감점' 신설…기업 책임·의무 가중된다
"중대재해 감축이 곧 기업 경쟁력 강화"
사망사고 반복 기업에 과징금 제도 도입
건설업 겨냥…영업정지·입찰제한 확대돼
노동계 요구 반영…특고·플랫폼도 산안법
정부 '당근'도…필수장비·안전인력 지원↑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0일 서울 남산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건설현장 모습. 2025.08.10. kch0523@newsis.com](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newsis/20250822140236931eqlh.jpg)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올해 상반기 기업의 산업안전 관련 조치 미비로 일터에서 노동자 287명이 숨진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경제성장의 일환으로 산업재해 근절 방안을 제시했다. '산재와의 전쟁' 하에 기업에 대한 제재가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2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안전한 노동시장 구축으로 성장유인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로 산재 근절 대책을 내놨다.
안전에 대한 투자가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정부의 기조가 나타난 것이다.
앞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4일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20대 건설사 CEO 간담회에서 "중대재해 감축은 기업을 옥죄거나 우리 기업을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라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고 저의 생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국내 산업안전에는 적색불이 켜진 상황이다. 전날(21일) 발표된 고용부의 '2025년 2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 -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사업장에서 산업안전 부주의로 사망한 노동자 수는 287명이다. 사망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명(3%) 줄었으나 사고 건수로만 보면 12건(4.5%) 늘었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전략에 담긴 산재 근절 대책엔 기업의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다수·반복 사망사고가 발생할 때 기업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이와 관련해 권창준 고용부 차관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실제로 법을 안 지켜서 이득을 보고 재해가 발생하는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또 정부는 포스코이앤씨 등 노동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건설업을 겨냥한 제재 방안도 내놨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설업에서만 전년 동기보다 8명 늘어난 138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전체 사고사망자 중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대책은 건설사들의 경각심을 부르는 영업정지 요청 기준 확대에서 출발한다. 현행 기준은 '동시 2명 사망'인데 이를 '연간 사망자 다수 발생'으로 확대한다. 개선된 기준에서 '다수'가 몇명이 될지는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 간 논의 대상이다.
아울러 정부는 공공계약 입찰 평가 항목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시 감점'을 신설할 방침이다. 현행 심사 요소는 사고사망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망자 비율), 보고 위반건수, 예방활동 실적 등이 중심이다.
이밖에도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한 금융 제재가 병행된다. 기관투자자 등이 투자결정에 참고할 수 있게 기업 ESG평가에 반영하고 금융권의 자체 대출심사 기준 등에 추가하는 식이다. 또 유해 및 위험요인에 대한 위험성평가 의무를 위반한 기업에 제재를 가하는 조항을 신설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날 김 장관은 지난 19일 발생한 경북 청도 열차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2025.08.20. kmn@newsis.com](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newsis/20250822140237069ibsx.jpg)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성장전략엔 '일하는 모두의 안전보건체계 구축'이라는 대책도 담겼다. 내용을 살펴보면, 그간 노동계가 꾸준히 요구했던 부분을 중심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배달기사,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특고)·플랫폼 노동자도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025 민주노총 대선 노동안전보건 요구안'을 통해 특고·플랫폼 노동자에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의 증가와 위험의 외주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나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전속성을 요건으로 14개 직종만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눈에 띄는 대책은 중대재해 발생시 재해조사의견서를 공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이다. 고용부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조사해 재해조사의견서를 작성한다.
다만 의견서는 ▲피의사실 공표 등 타 법률과 충돌 가능성 ▲개인정보 등 민감정보 유출 가능성 등으로 인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에 노동계는 노동자 보호를 위해 공개를 요구해왔고, 공개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들도 다수 발의됐다. 이번 경제성장전략에 명시된 만큼 개선 과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그간 노동계가 산업안전의 핵심으로 꼽은 노동자 작업중지권이 강화된다. 법에 권한이 명시되어 있지만 노동자들이 작업중지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해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 장관도 관련 실태조사 실시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는 사업장 내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하청업체 노사도 참여할 수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지금은 원청 노사만 참여하는 구조다. 원하청 통합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또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가 확대된다. 건설업의 경우 발주자가 아닌 원청에도 의무가 부여되고 타 업종에도 이 같은 의무가 신설될 예정이다.
정부는 '당근' 전략도 쓴다. 산재 예방에 필요한 필수장비나 안전인력 지원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안전보건공시제 단계적 도입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위촉 및 특별감독 참여 의무화 ▲산재보상 선지급 등이 추진된다. 산재보상 선지급은 산재보상을 신청해도 실제로 보상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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