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박정민·권해효가 밀도 있게 펼쳐낼 태초의 '연니버스'(종합)
연상호 감독, 새로운 영혼을 가진 영화로 유의미한 도전 예고
9월 11일 개봉

[더팩트|박지윤 기자] 자신만의 유니크한 세계관을 구축해 온 연상호 감독이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의 발원지로 돌아간 '얼굴'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준비를 마쳤다. 무엇보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제작 방식으로 영화를 완성시키는 새롭고 유의미한 도전을 펼친 가운데,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영화 '얼굴'(감독 연상호) 제작보고회가 22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됐다. 현장에 참석한 연상호 감독은 "새로운 영혼을 가진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한정된 예산이라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풍요롭게 찍었다"고 작품을 소개하면서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작품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야의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박정민·권해효 분)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박정민 분)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부산행' '반도' '계시록'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그동안 정형화된 영화 제작 방식의 틀에서 벗어난 환경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것에 관해 고민해 왔던 연 감독은 오랜 영화 동료 20여 명과 함께 단 2주의 프리 프로덕션과 13회차 촬영만으로 '얼굴'을 완성했다. 소수정예로 꾸려진 스태프들과 기존 장편 영화의 4분의 1에 불과한 촬영 기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프로덕션을 완성해 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연 감독은 "영화가 크게 다섯 번의 대화로 된 장면들이 나오고 과거의 이야기가 있다. 다섯 번의 대화로 된 장면들은 배우들이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몰입하고 빠져들 수 있게 구조를 잘 만들어줬다. 가장 즐거웠던 건 배우들과 감독이 다이렉트로 소통하면서 우리가 좋아하는 신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며 "너무 큰 영화는 기동성 있게 움직이지 못하는데 저희는 직관적으로 회의를 하고 바로 도입할 수 있었다. 이 영화에 적합한 제작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박정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고 노개런티로 영화에 힘을 보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젊은 임영규를 소화하기 위해 가발과 백탁 특수 렌즈를 착용해 외적인 싱크로율을 높였고 촉박한 프로덕션 기간에도 직접 도장 제작 기술을 마스터하는 등의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고.
1인 2역을 연 감독에게 직접 제안했다는 박정민은 "감독님에게 살짝 던졌는데 넙죽 받으셨다. 출연료를 아끼려고 저러시나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아들이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파헤쳐나가는데 있어서 그 인물을 아들이 연기한 배우가 한다면 보시는 관객들에게 이상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부분이라서 재밌을 것 같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정민은 영화 '염력'과 넷플릭스 '지옥' 이후 '얼굴'로 연상호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에 연 감독은 "연기를 잘하는 배우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가 됐다. 한국의 연기파 배우라고 하면 박정민이라는 세 글자를 떠올릴 것"이라며 "예전에는 짜증을 낸다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짜증의 결과 깊이가 생겼다. 영화를 보면 느끼실 것"이라고 남다른 칭찬을 전해 웃음을 안겼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시각 장애인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에 권해효는 "작고하신 장인어른이 시각장애인이었다"고 밝히면서 "촬영하기 위해서 렌즈를 껴서 실제로 앞이 잘 안 보였는데 묘한 편안함이 있었다"며 "모든 것들의 정보가 눈으로 들어오고 또 다른 배우들의 움직임과 숨소리 등을 느끼면서 자극받고 반응하기 마련인데 눈이 조금 안 보이는 상태에서 오는 안정감과 편안함이 있더라"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박정민은 권해효를 향한 무한한 존경심을 드러내 훈훈함을 안겼다. 그는 "임영규 역을 제가 먼저 촬영했고 선배님께서 저의 연기적인 면을 따와서 화면에 녹여주셨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너무 좋아하고 존경해서 같이 연기하면 넋을 놓고 보게 되는 게 있다. 제가 이번에 도장 파는 걸 조금 배웠는데 감독님께서 권해효 선배님의 연기를 보시면서 '그렇게 도장 파봐라. 저런 장인의 얼굴이 나오나'라고 하셨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성재는 평판 좋은 청계천 의류 공장의 사장 백주상으로, 한지현은 시각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임영규의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김수진으로 분한다. 그리고 신현빈은 베일에 가려진 정영희를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그러자 연 감독은 "이 작품을 만들면서 먼저 떠올린 게 임영규였다. 보이지 않으면서 시각 예술을 하는 아이러니한 인물이고 엄청난 걸 극복해 낸 사람이다. 고도성장을 이룩한 한국 근대사를 상징하는 인물과 그 반대편에 선, 임영규의 이면에 있는 정영희를 통해 이야기를 구상했다"며 "정영희는 불편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얼굴이 안 보이지만 그의 얼굴이 중요한 영화다. 신현빈이 손이나 어깨의 움직임 등으로 인물의 감정을 잘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연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함께 9월 극장가를 찾게 된 소감도 전했다. 앞서 박정민의 활약을 극찬했던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의 자리를 둔 이병헌과 박정민의 맞대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를 들은 박정민은 "두 작품 다 화이팅했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끝으로 한지현은 "제3자로서 마지막 장면을 보고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됐는데 관객들도 저와 비슷한 마음을 가지실지 궁금하다"고, 임성재는 "연상호 감독에게 등을 돌린 팬들이 다시 돌아올 절호의 찬스가 될 작품이다. 올 하반기 주목할 만한 텐트폴 영화"라고, 박정민은 "영화를 두고 서로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근사한 영화"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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