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식 열었는데 사라진 수소...제주 충전소 1년째 낮잠

김정호 기자 2025. 8. 2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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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충전소 연내 운영도 불투명
고정식충전소 민간사업도 지지부진
2024년 11월1일 제주시 구좌읍 'CFI 에너지 미래관'에서 열린 'H 제주 무빙 스테이션 (Moving Station)' 준공식. 당시 이동형 수소충전소를 도입했지만 지금껏 운영되지 않고 있다. [사진출처-현대자동차]

제주도가 그린수소 생태계를 구성한다며 전국 최초 이동식 충전소까지 선보였지만 1년 가까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 국비 지원 민간 충전소 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24년 11월 제주시 구좌읍 CFI 에너지 미래관에서 'H 제주 무빙 스테이션 (Moving Station)' 준공식이 열렸지만 지금껏 충전사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H 제주 무빙 스테이션은 현대자동차가 25t 대형 트럭 적재함에 수소압축기와 저장용기, 냉각기 등을 이용해 특수 제작한 이동형 수소충전소다.

당시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조성된 3.3㎿급 그린수소 생산시설에서 수소를 충전해 민간에 보급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수소전기차 렌터카 도입 등의 청사진도 제시했다.

준공식에는 김완섭 환경부장관을 비롯해 오영훈 제주도지사, 변영근 제주시 부시장, 김호민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정유석 현대자동차 부사장 등이 참석해 기념사진도 남겼다.
2023년 10월부터 제주 준공영제 수소버스에 그린수소 충전 서비스를 시작한 제주시 조천읍 함덕 버스 회차지의 수소충전소. 

반면 안전관리검사와 품질검사 등을 이유로 10개월이 되도록 운영되지 않았다. 현재도 차량점검과 시운전, 직원교육 등을 이뤄지지 않아 가동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제주도는 CFI 에너지 미래관이 아닌 제주시 도두동 LPG 충전소 부지에 차량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와 충전소 운영을 맡을 개인택시조합과도 협의를 마쳤다.

사전 준비와 인허가 절차를 고려하면 빨라도 11월 이후에야 운영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수소차 1대당 최대 2.5kg 내외의 충전을 고려중이다. 이 경우 최대 20대까지 충전할 수 있다.

다만 이동식 충전시설 특성상 압축 효율이 떨어져 충전율이 50%로 제한된다. 이에 주행거리도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요도 고민거리다. 제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수소차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현재 제주에 등록된 수소차 55대 중 10대는 관용차다. 나머지는 이전 차량으로 추정된다.

충전 효율을 확보할 수 있는 고정식 충전소 설치도 난항이다. 현재 도내 수소충전소는 수소버스 운영을 위해 조천읍 함덕 버스회차지에 설치된 충전소가 유일하다.
제주도가 수소생태계 조성을 위해 도입한 관용 수소전기차. 해당 차량은 제주시에 배치된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소'다.

제주도는 지난해 4월 환경부가 추진하는 민간 수소충전소 사업에 도내 2개 업체가 선정됐다고 홍보했지만 업체들의 개인사정을 이유로 지금껏 사업을 이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소 공급 단가도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제주에너지공사가 도내에서 독점 공급하는 그린수소는 전국에서 가장 비싼 1kg당 1만5000원이다. 생산 원가는 이보다 더 높다.

제주도는 버스업체와 민간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생산원가와 판매원가의 차액을 보전해주고 있다. 현대차의 이동식 충전소 공급 가격도 차액 보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수소충전소 준공식과 실제 운영 시점은 다를 수 있다. 현재 법정검사 등은 마쳤다"며 "현 시점에서 구좌는 어렵고 도두 충전소에서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량 점검이나 시운전 등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11월 운영을 목표로 했지만 인허가 절차 등 여러 변수가 있어서 변경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