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내가 혹시 '골프 숙맥'은 아닐까?

방민준 2025. 8. 2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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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숙맥(菽麥)은 콩과 보리라는 뜻이다.

깨달은 자는 콩과 보리뿐 아니라 색과 공, 유와 무, 진리와 망상을 분명히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춘 데 비해 숙맥인 자는 눈앞의 차별은 물론 생사윤회의 원인도 모른 채 어리석음 속에 살아간다는 것이다.

연습장을 둘러보면 구력이 오래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콩과 보리를 구별 못하는 '골프 숙맥'이 의외로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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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 사진입니다. 한 선수가 골프 스윙을 연습하는 모습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한자 숙맥(菽麥)은 콩과 보리라는 뜻이다. 실제 사용될 때는 콩과 보리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고 못난 사람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원래 한자 성어는 숙맥불변(菽麥不辨)이나 숙맥으로 줄여 사용된다.



 



불교에서 깨달음(悟)은 무명(無明)과 번뇌에서 벗어나 진리를 꿰뚫어 보는 지혜를 뜻한다. 이와 반대로 진리와 허상을 분별하지 못하는 미혹한 중생의 상태를 숙맥불변이라 한다. 깨달은 자는 콩과 보리뿐 아니라 색과 공, 유와 무, 진리와 망상을 분명히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춘 데 비해 숙맥인 자는 눈앞의 차별은 물론 생사윤회의 원인도 모른 채 어리석음 속에 살아간다는 것이다.



 



수행의 길은 '숙맥'에서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여정이다. 처음에는 숙맥불변처럼 진리와 번뇌, 선과 악, 집착과 자비를 구별하지 못하지만 지혜의 눈을 뜨면, 공(空)과 무아(無我)를 깨달아 진실을 분별할 수 있게 된다.



끊임없는 깨달음을 요구하는 골프야말로 숙맥으로부터의 탈피를 필요로 한다. 



 



골프채를 잡은 이상 연습은 불가피하다. 낟알처럼 주워 모으는 작은 깨달음들을 나의 것으로 육화(肉化)하고 좀처럼 제어되지 않는 마음까지 다스리는 지혜를 터득하려면 콩과 보리를 구별할 줄 아는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



 



연습장을 둘러보면 구력이 오래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콩과 보리를 구별 못하는 '골프 숙맥'이 의외로 많이 보인다.



 



초보 시절의 작은 배움이나 깨달음을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고 자신만의 연습에 몰두한다. '이만하면 됐다'며 안주하거나 더 깊은 깨달음은 안중에 없다. 새로운 깨달음을 놓치다 보니 스윙은 자신도 모르게 기괴해지고 고질병은 더욱 악화만 될 뿐이다. 결국은 콩과 보리를 구별할 줄 모르는 연습으로 기량 향상은커녕 건강마저 해쳐 골프채를 놓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혹시 내가 골프의 숙맥은 아닐까 돌아보자.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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