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만능줄기세포로 손상된 심장 세포 회복 도전…"한국 세포주·임상 역량이 뒷받침"

박정연 기자 2025. 8.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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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우 미국 스탠퍼드대 석좌교수
조셉 우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석좌교수가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서울성모병원이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환자의 심장에 직접 이식해 손상된 심장 세포를 회복시키는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앞서 무릎 관절에 적용된 면역 거부 반응 최소화 iPSC 이식 연구를 뛰어넘는 프로젝트다. 

21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스위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줄기세포학회(KSSR) 추계학술대회’에서 만난 조셉 우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석좌교수는 최근 서울성모병원과 함께 진행하는 저면역원성 iPSC 기반 세포치료제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 "무릎 연골을 재생하듯 손상된 심장 세포를 회복시켜 기능을 되살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소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육성 연구개발(R&D) 사업의 일환으로 총 7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서울성모병원의 사내벤처에서 출발한 iPSC 전문기업 입셀이 핵심 파트너로 참여한다. 입셀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주를 직접 공급한다. 20년 전만 해도 한국 연구자들이 세포주를 빌려와야 했지만 이제는 세계 시장에 안정적으로 iPSC를 제공하는 ‘공급국’으로 위상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우 교수는 세계적 심혈관 질환 권위자다. 스탠퍼드 심혈관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며 2023~2024년 미국심장협회 회장을 지냈다. 글로벌 학술 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가 발표한 '상위 0.1%' 고피인용 연구자 명단에 2018년부터 7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환자 유래 iPSC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신약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그린스톤바이오사이언스’를 공동 창업하며 연구와 산업을 잇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우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공동연구팀이 추진하는 ‘iPSC 심장 이식 연구’는 미국에서도 고난도 도전 과제로 꼽힌다. 심장은 면역세포가 집중된 고면역 환경이어서 실제 환자에게 이식했을 때 면역 거부 반응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최대 난관이다.

우 교수는 “무릎과 같은 면역 부담이 적은 부위에서 먼저 안전성을 확인한 뒤 심장으로 확장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실험동물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고 환자에게 직접 적용해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을 파트너로 택한 이유에 대해 “주지현 입셀 대표 겸 서울성모병원 교수가 이미 무릎 iPSC 이식 초기 임상을 시작한 점을 무엇보다 높게 평가했다”며 “한국 연구팀은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GMP) 시설을 갖춘 것은 물론, 실험실에서의 연구가 임상에 적용되기까지의 과정이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한국의 기술 수준도 높게 평가했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줄기세포 임상시험이 실제 진행되고 있고 규제 당국도 연구자들과 적극 협력한다”며 “덕분에 연구 성과가 빠르게 임상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 연구비 지원 덕분에 스탠퍼드 연구자들도 한국과 협업할 기회를 얻고 있다”며 “이런 국제 공동연구가 양국 모두의 발전을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줄기세포 연구의 차세대 화두로는 AI와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의 융합을 꼽았다. 그는 “미국 보건당국도 동물모델 대신 오가노이드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는 연구를 강조한다”며 “줄기세포 기반 데이터는 인간과 직접 연결돼 있는 만큼 AI, 오가노이드, 계산 모델 결합이 가장 중요한 흐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으론 “AI는 아직 보조 도구 단계”라며 “우리 연구팀이 AI가 제시한 후보 약물 20개를 시험했더니 18개는 효과가 없었고 2개만 반응을 보였다”는 경험담을 덧붙이며 기술의 한계도 분명히 짚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이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도 제시했다. “정부는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해야 하고 규제 당국은 새로운 분야임을 인식해 연구자와 유연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대중은 초기 성과에 과도한 기대를 갖기보다 실패와 개선의 과정을 지켜볼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50년 전 심장 수술이나 스텐트 치료가 지금과는 전혀 달랐듯 iPSC 치료도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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