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이의리’의 등장인가, 예전과 다르네… 구위도 강해지고, 비장의 무기까지 장착?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 차세대 에이스이자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어나갈 좌완 에이스의 가능성까지 가지고 있는 이의리(23·KIA)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6이닝 동안 6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2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팀이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의리가 점차 정상 궤도로 올라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보통 팔꿈치 수술 후 2년 정도는 자기 팔이 아닌 것처럼 느낀다는 이야기가 많다. 팔꿈치 인대는 건강해졌어도 감각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인데, 이의리도 그 예열의 시간을 거쳐 이제는 정상으로 가는 과정에 있다.
항상 발목을 잡던 제구력 문제가 이날은 불거지지 않은 가운데, 이전에도 좋았던 구위는 더 강해진 데이터가 눈에 들어온다. 팔꿈치 수술 재활은 보통 1년에서 1년 반 정도가 걸린다. 이 기간 동안 팔꿈치만 재활을 하는 게 아니다. 어차피 공을 던지지 못하니 전체적인 신체 개조 프로그램을 병행하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신체가 더 건강해지고, 통증이 사라진 팔에서 더 강한 공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의리 또한 그 기대치를 확인하고 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에 따르면 부상 전이 2023년 이의리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7.3㎞(측정된 투구 기준) 정도였다. 이도 충분히 빠른 공이었는데 16일 당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8.8㎞로 2023년에 비해 1.5㎞나 빨라졌다. 아직 100% 상태가 아님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 구속은 더 나올 수도 있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이범호 KIA 감독 또한 16일 이의리의 투구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의리가 복귀 직후 부진할 때도 “내가 볼 때 구위는 더 좋아졌다”고 단언한 이 감독은 “앞으로 계속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팔이 안 좋았던 부분이 모두 해소됐다. 볼넷도 없었고 모든 구위적인 면에서 상당히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반색했다. 올해 남은 등판마다 90구 이내에서 관리를 하면 내년에는 제약 없이 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한 가지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체인지업이었다. 이의리는 패스트볼·슬라이더·체인지업, 그리고 커브까지 크게 네 가지 구종을 던진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의리의 투구 내용은 체인지업의 완성도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었다. 슬라이더는 기복이 별로 없는데, 체인지업은 경기마다, 또 해마다 기복이 있었다. 체인지업 제구가 잘 되는 날은 정말 치기 힘든 투수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두 가지 구종만 보고 들어가면 되는 투수이기도 했다. 그러다 제구가 날려 볼이 들어오면 ‘땡큐’였다.
그런데 이날은 체인지업의 제구와 떨어지는 각도 좋았다. 또한 두 가지 종류의 체인지업을 던진 것도 상대를 머리 아프게 했다. 이의리는 원래 서클체인지업을 던진다. 그런데 이날은 체인지업이라고 분류가 되어도 서클체인지업과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공이 눈에 들어왔다. 회전 수는 훨씬 적고, 낙폭은 더 컸다. 회전축도 달랐다. 얼핏 보면 포크볼의 회전 수 및 낙폭과 가깝다. 궤적 또한 포크볼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의리는 이에 대해 부상 전 미국에서 배운 ‘킥 체인지업’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는 구종이다. 구속이 지금까지의 체인지업보다 더 빠르고, 종으로 떨어진다. 이의리는 “두 가지 체인지업을 모두 던졌는데 그날은 킥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서클체인지업은 횡적인 움직임이 있고, 킥 체인지업은 종으로 떨어지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의리가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낸 것은 대다수 킥 체인지업이었다. 신무기인 셈이다.
이의리에 대한 데이터가 비교적 풍부한 타자들도 킥 체인지업은 경험하지 못했다. 게다가 킥 체인지업 자체가 요새 유행하는 구종이라 KBO리그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다. 코디 폰세(한화), 제임스 네일(KIA), 드류 앤더슨(SSG) 정도가 구사 비율을 높여가는 구종이다. 포크볼처럼 빠르게 뚝 떨어지기 때문에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다. 좌타자는 슬라이더, 우타자는 서클체인지업에 모두 대처해야 하고 공통적으로 언제든지 빠른 공이 박힐 수 있어 수싸움이 까다로워졌다.
물론 구위가 좋을 때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도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선수다. 다만 항상 그럴 수는 없다. 체인지업을 두 가지 종류로 더 완벽하게 던질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제구력과 커맨드 이슈는 조금 더 살펴야겠지만, 이의리가 더 위력적인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이론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반갑다. 이제 그 가능성을 현실로 증명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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