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국가 해법' 청사진 그린 오슬로 협정[세계는 왜?]

나주예 2025. 8. 22.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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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보도되는 국제 뉴스를 읽다 보면 사건의 배경이나 해당 국가의 역사 등을 알지 못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맺은 첫 공식 합의로, '두 국가 해법'의 초석이 마련된 것이다.

오슬로 협정 이후 이스라엘에서는 극우 팔레스타인 급진 세력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며, 1995년 11월 라빈 총리는 이스라엘 근본주의 극우파에 의해 암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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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서명…지금은 사실상 '사문화'
편집자주
매일 보도되는 국제 뉴스를 읽다 보면 사건의 배경이나 해당 국가의 역사 등을 알지 못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5월 9일부터 격주 금요일에 만날 수 있는 '세계는 왜'는 그런 궁금증을 쉬운 언어로 명쾌하게 풀어주는 소화제 같은 연재물입니다.
1993년 9월 13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오슬로 1차 협정' 서명을 마친 후 야세르 아라파트(오른쪽)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이 이츠하크 라빈(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이 협정의 서명은 백악관에서 이뤄졌으나 사전 협상이 주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이뤄져 '오슬로 협정'이라고 불린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1993년 9월 13일. 오랜 세월 격렬하게 대립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첫 평화의 물꼬를 틀었다.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 잔디밭에서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은 악수를 나눴다. 적대 관계였던 두 지도자가 손을 맞잡고,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두 팔을 뻗어 격려하는 모습은 전 세계에 평화를 알리는 상징적인 이미지로 각인됐다.

이날 두 지도자는 '잠정적 자치에 관한 여러 원칙에 관한 선언', 이른바 오슬로 1차 협정에 서명했다. 이스라엘은 이 선언을 계기로 1948년 건국 45년 만에 처음으로 PLO를 팔레스타인 민족의 합법적 대표로 인정하며 팔레스타인인에게 자치를 허용했다. PLO 또한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고, 폭력 사용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1995년 9월 이뤄진 2차 협정에선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A, B, C구역으로 나눠 분할 통치하기로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맺은 첫 공식 합의로, '두 국가 해법'의 초석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양측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최종 지위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5년 안에 평화 협정을 체결하기로 한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오슬로 협정 이후 이스라엘에서는 극우 팔레스타인 급진 세력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며, 1995년 11월 라빈 총리는 이스라엘 근본주의 극우파에 의해 암살당했다. 팔레스타인에서도 무장정파 하마스의 영향력이 커지며 무장투쟁이 다시 확대됐다. 결국 오슬로 협정은 '두 국가 해법'을 위한 미완의 설계도를 그리는 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2025년에도 '중동의 평화'는 아직 오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슬로 협정은 중요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스라엘과 PLO 지도부가 최초로 만들어낸 '평화 합의'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이 공로로 라빈 총리와 아라파트 의장,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99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과 평화협정을 맺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 걸프 국가들과 화해의 길을 열었다. 팔레스타인 또한 주요 도시에서 이스라엘 군대가 철수했고, 잠시나마 일상에서 이스라엘의 통제가 완화됐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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