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보따리부터 내놓으라니 유감"…당국 '작심 비판'
"국내 최초 산업 재편, 모범사례 만들어야" 목소리도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석유화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금융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8.21.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2/moneytoday/20250822042117597ibgu.jpg)
"물에 빠지려는 사람을 구해주려 하는데 보따리부터 먼저 내놓으라는 격이다. 안일한 인식에 대해 정부로서는 유감을 표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업재편을 앞둔 석유화학업계를 향해 자구노력이 지원의 전제라며 작심발언 했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소집해 '석유화학 사업재편 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다.
정부는 전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석유화학 기업들이 최대 370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설비 감축을 하면 규제 완화 및 금융지원을 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석유화학계 일각에서 정부의 '선(先) 자구노력 후(後) 지원' 방침에 대해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권 부위원장이 일침을 놓은 것이다. 업계에선 "구체적인 인센티브 거론 없이 감축부터 주문하는 게 현실에 맞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권 부위원장은 "어제 산업부 방안이 발표됐고, 1년간 지지부진했던 논의를 매듭지었다"며 "그런데 석유화학 업계에서 상당히 볼멘소리가 들리더라"고 말했다. 그는 "안이한 인식에 대해 정부로서는 유감을 표한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선 자구 노력과 채권단의 협조가 유기적으로 질서정연하게 진행돼야 이 문제를 유능하고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은 얼어붙은 강을 건너는 때"라며 "줄을 묶고 함께 건너면 정부가 손을 잡아주겠지만 홀로 걸어가면 얼음이 깨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부위원장은 "석유화학산업은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기간산업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지만, 더 이상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며 "모두가 참여하는 사업재편을 시작해야 한다. '스웨덴 말뫼의 눈물'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 조선업체 코쿰스는 1987년 파산하면서 당대 최대 코쿰스크레인이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매각됐고, 2002년 철거됐는데 이는 스웨덴 조선업 쇠퇴를 상징한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도 이같은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개별 기업이나 대기업 계열 구조조정은 있어 왔지만 산업 전체를 재편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최초"라며 "방향을 잘 정해 사업재편의 모범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구를 어떻게 할지 이야기 하지 않고 도와달라고만 하면 안된다"며 "'대마불사'라는 말은 이번에는 씨도 안 먹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석유회학업계의 철저한 자구안을 전제로 금융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석유화학업계의 금융권 익스포져(위험노출액)의 60% 가량이 금융권 여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위원장은 "사업재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는 기존여신 회수 등 비올 때 우산을 뺏는 행동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회사들은 석유화학 사업재편과 관련한 금융지원 원칙에 공감대를 이뤘다. 기업이 협약에 따라 금융지원을 신청할 경우 기존여신 유지(stand-still)를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인 내용·수준은 기업이 사업재편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업-채권금융회사간 협의에 따라 결정키로 했다.
SK·LG·롯데·한화그룹이 진행 또는 계획중인 정밀화학, 비석유화학 분야 신규 사업 투자 규모는 9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은 저하된 가운데 신규투자를 위한 차입금은 꾸준히 늘어 지난 2023년 기준 순차입금이 30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4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서장훈 '연프' 거절 이유…"인생 가장 큰 실수, 짝을 잘못 만나서" - 머니투데이
- 탁재훈, '28살 연상' 연인 공개…손 잡으며 "내 여자친구" - 머니투데이
- 이성미 "수면제 70알+술 섞어 먹어" 극단적 시도…충격 고백 - 머니투데이
- "송하윤 측, 허위자백 요구…무고로 고소" 학폭 폭로자 반격 '한국행' - 머니투데이
- '건물주' 권은비 쓰리잡 뛰는 근황…워터밤 돌연 불참 이유는 - 머니투데이
- 치킨 시켰는데 26층 집 엘베 고장...배달기사와 고객 '훈훈한 결말'[오따뉴] - 머니투데이
- "장모님께 드릴 것"이라던 구준엽, 서희원 1200억 유산 포기 안 했다 - 머니투데이
- "환자 숨졌다" 링거엔 대변이…새벽 3시 CCTV 찍힌 日간호사 체포 - 머니투데이
- "전과자 복귀 무대냐"...유아인·곽도원 등장, 호프 VIP 시사회 '시끌' - 머니투데이
- "삼성이 돌아왔다"…D램·낸드 이어 HBM도 '글로벌 1위' 전망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