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플러스+] 가뭄 속 피서철 겹쳐 단수 위기…강릉시, 대책 마련 안간힘

황선우 2025. 8. 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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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된 가뭄 주요 취수원 저수율 최저
해수욕장 개장 물 소비 급증 사태 악화
생활·농업용수 부족 주민 불안감 증폭
시, 재대본 비상 1단계 제한 급수 시행
곳곳 수영장 휴장·화장실 폐쇄 안내
편의 만족도 하락 도시 이미지 타격
지자체 늑장 대처에 시민 비판 봇물
반복되는 문제 중장기 대책 부재 지적
저수지 신설 등 대체 수원 요구 고조

강릉 역대급 ‘물 부족 사태’

가뭄 지속에 해수욕장 개장 시기가 겹치면서 강릉시가 역대급 ‘물 부족 사태’을 맞았다. 특히 시 주요 취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날로 떨어지면서 지역 ‘강제 단수’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도달했다. 물 공급 방안 개선과 실질·혁신적인 중·장기 물 부족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강릉시 왕산면의 오봉저수지 하류 남대천이 메말라 바닥이 드러났다. 황선우 기자

■ 오봉저수지 저수율 20%대 “전전긍긍”

6월에 이어 7, 8월에도 강릉에서는 ‘비’를 맞기 힘들다. 지난 7월 ‘괴물 폭우’가 경남 산청과 가평 등 전국을 강타한 반면, 가뭄이 극심했던 강릉지역은 이상하리만큼 비가 적게 내려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이에 생활·농업용수가 부족해진 강릉시는 ‘여름나기’ 걱정에 시름하며 연일 전전긍긍하고 있다.

강릉지역사회는 이번 달에도 오랜만에 예보된 비 소식에 반색했지만, 기대보다 비가 현저히 적게 내리자 물 부족 문제 개선 희망은 사실상 꺾인 상태다. 유일한 희망인 ‘비’가 없자 최악의 경우 지역 ‘강제 단수’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실정이 됐다. 강수량이 부족하자 지역 주요 취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연일 하락세를 기록, 결국 지난 19일 오전 기준 21.8%를 보이며 22%대 선도 무너졌다.

농업용수 간단 급수로 단수 기간도 늘어 농가의 용수 부족 문제가 심화됐고, 연곡면 삼산리·퇴곡리와 왕산면 도마리 등 마을에 물 부족이 심해져 시와 강릉소방서가 급수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여름 골치인 건 강수량 부족뿐만이 아니다. 피서객 유치와 경제 활성화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강원 동해안 관광 1번지 강릉의 주 전력인 ‘여름 해수욕장 개장’이 오히려 비수가 돼 사태를 악화시켰다.

매년 구름인파 관광객으로 피서지 위상을 자부했던 강릉이지만, 올해는 마음껏 반가워할 수만은 없었다. 가뭄과 물 부족에 해수욕장 개장까지 겹쳐, 엎친 데 덮진 격으로 각종 물 관련 문제들이 커졌다. 실제 지난 17일 해수욕장 폐장일까지 총 306만여 명의 피서객이 전국에서 대거 몰리며 지역 내 물 소비량이 급증했다.

이에 시는 고심 끝내 결국 해수욕장 폐장 3일 전인 지난 14일 ‘제한급수’ 시행에 나섰다. 앞서 지난 12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 운영에 들어갔지만, 이미 문제가 심각해진 뒤다.

■ “물 없는 강릉” 관광지 이미지 타격도

1년 중 가장 많은 관광객이 유입되는 여름철. 자연스럽게 현안이 대내외적으로 알려져 관광도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명품 해수욕장으로 불리는 경포해수욕장 샤워장에는 ‘물 부족 상태 예방을 위해 샤워 시간을 5분 이내로 협조해달라’는 안내판이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공중화장실에는 ‘오봉댐 저수율 25% 미만 시 비상급수 이행을 위해 공중화장실을 폐쇄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폐쇄예정 안내문이 붙는 등 피서객들의 불안을 키웠다.

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은 “바다는 있는데 물은 없나 봐”, “화장실이 폐쇄될까 불안하다”는 등 웅성거렸다. 또 아레나수영장 등 공공 수영장도 한 달 넘게 휴장해 애써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이러다 수영장 철거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오갔다.

또 메말라 바닥을 드러낸 오봉저수지를 구경하려는 이들도 생겨나는 등 피서객들 사이에서도 강릉 물 부족 실태가 입소문을 탔다.

더욱이 각종 기관과 관광명소 내 시설의 수압이 낮아 불평을 토로하는 사례도 생겼다.

이처럼 무더위를 피해 여름을 즐기러 왔지만 편의 만족도는 떨어졌다.

특히 올해 해수욕장 방문객(306만6872명)이 지난해(253만9132명)보다 20.8% 늘었지만,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강릉의 ‘물 부족’ 지역 이미지를 각인시켜 돌려보내게 됐다.

▲ 1 19일 찾은 아레나수영장 입구 앞 난간에 ‘가뭄 장기화에 따라 공공수영장을 임시휴장 한다’는 현수막이 한달 넘게 달려 있다. 2 2일 밤 강릉 경포해수욕장 공중화장실에 폐쇄 예정 안내 문구가 설치돼 있다. 3 2일 밤 강릉 경포해수욕장 샤워장에 샤워 시간 단축 협조 안내 문구가 설치돼 있다. 4 강릉시는 12일 시청 재난상황실에서 가뭄 대응 회의를 개최하고 가뭄에 따른 시민 피해 최소화 방안과 향후 기상 전망 및 급수대책을 논의했다. 황선우 기자·강릉시 제공

■ 물 부족 사태에 지역사회 술렁

전국적으로 역대급 ‘강릉 물 부족 사태’가 조명돼 강릉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매년 반복되는 가뭄에도 중·장기 대책이 없어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선 이번 물 부족 문제 상황에 대해 ‘획기적인 대안 없이 한발 늦은 대처’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몇십 년째 심각 수준 단계별 가뭄 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은 점과 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비’에 의존하는 지자체의 안일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또 상황의 심각 수준에 대해 시민들에게 구체적으로 공지하지 않고, 뒤늦게 각종 물 절약 캠페인 등 홍보와 동참 당부에 나선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1년 중 대목인 여름 휴가철, 피서객들의 물 사용 편의 제공을 포기할 수도 없는 실정.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전전긍긍하다 결국 제한 급수 결단이 늦어지는 등 ‘딜레마’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시민들은 “이번 물 부족 사태 극복과 내년 여름철 가뭄 대비를 위해 중·장기 대책 마련이 더 늦춰져서는 안된다. 이러다 정말 물 부족 ‘재난지역’이 될까 걱정”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또 “지자체 차원에서의 피서객 물 절약 의식·문화 고취보다 시민들의 생활용수 사용량 절감 동참 요청을 더 우선시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신규 댐·저수지 신설, 물탱크 시설 구축, 빗물 저장 시설 조성, 생활용수 확보를 위한 행정제도 개선 등 대체 수원 확보가 가뭄 대응 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강릉시는 배수지 13곳의 유출 밸브 개도율을 100%에서 80%로 조절, 지자체 운영 주요시설 248곳의 수압 조정, 일 300t 이상 물 사용 대수용가 197곳에 수도사용량 감소 유도 등 대응을 펼쳤지만 근본적 ‘물 부족’ 해결에는 역부족이다. 황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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