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李 “동결-축소-폐기 3단계”… 갈수록 아득해지는 비핵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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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공개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북핵 정책에 대해 "1단계는 핵·미사일 동결, 2단계는 축소, 3단계는 비핵화"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남북 대화를 통해 핵 동결, 축소, 폐기까지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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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은 어떤 대화도 거부하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손짓으로 보이지만 거기엔 경계해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이번 3단계 해법은 핵 동결을 대화의 ‘입구’로 보고 핵 폐기를 그 ‘출구’로 삼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북핵 정책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새 정부가 끼워 넣은 ‘핵 축소’ 단계는 비핵화 대화를 북한이 노리는 핵보유국 간 군축 협상으로 변질될 소지가 크다. 동결과 폐기 사이엔 현실적으로 축소의 과정이 불가피함에도 그간 언급을 꺼려 온 이유도 거기에 있다.
정부가 그런 우려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다만 비핵화를 전제로 한 어떤 대화도 거부하는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유인책이라고 보는 듯하다. 사실 더 큰 문제는 그렇게 비핵화 목표가 흐릿해진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에 나온 이후가 될 것이다. 비핵화는 수많은 세부 단계마다 검증과 이행, 나아가 북한이 요구하는 동시적 상응 조치가 맞물리는 길고 지난한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시작부터 북한에 끌려가다간 비핵화는 한낱 아득히 먼 미래의 목표로만 남겨진 채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북한을 ‘핵국가(nuclear power)’라고 지칭해 왔다. 당장의 외교 성과를 위해 비핵화 목표와 시한을 담은 로드맵도 없이 북핵 동결에 대북 제재부터 풀어주거나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에만 한정된 ‘스몰딜’에 합의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우리의 노력에 화답할 때까지 거듭 인내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한국이 빠진 북-미 직거래 가능성에 조바심을 내는 듯하다. ‘3단계 비핵화’라지만 ‘비핵화의 포기’로 읽히는 구상보다는 북핵 위협에 맞설 실질적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이 워싱턴 회담에선 훨씬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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