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에서 그림과 함께 춤을

직업상 갤러리에 자주 취재를 간다. 예전에 비해 곳곳에 갤러리가 많다. 전시장에 가면 참 조용하다.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말을 걸고 싶은데 주변이 고요하다. 드문드문 들어오는 관객들은 휘 한 번 둘러보고 나간다. 작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작가에게 다가와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지방에 있는 갤러리는 거의 대부분 입장료가 무료다. 그래도 발길이 뜸하다. 전망이 좋은 카페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 요즘 카페 순례가 유행이다. 멋진 전망을 바라보며 시원하고 분위기 좋은 곳에 앉아 베이커리를 먹고 차를 마시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는 것이 더 우월한 문화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미술관의 문턱이 그렇게 높은가 하는 생각을 한다. 사실 카페에 가거나 관공서나 병원 등에도 유명 작가의 그림이 많이 걸려있다. 어쩌면 늘 익숙하게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계적으로 유명 작가 작품 전시에는 관람객이 줄을 선다. 그것도 대형 미술관에는 그렇다. 한가람 미술관에만 가도 줄을 서고 대기한다. 2시간 동안 다리 아프게 다니는 관람객들이 많다. 물론 그곳은 관람비도 비싸다. 비싼 관람료를 기꺼이 지불하고 다리가 아파도 희열을 느낀다.
무슨 차이가 이렇게 관람객을 모으는 것일까. 유명세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단 그곳은 인구가 많다. 유동인구도 많다. 값을 지불하고도 관람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는 하다. 그러나 김해나 경남도 인구는 만만치 않다. 그래도 주변의 갤러리 전시가 썰렁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분명 시간과 돈은 이유가 아니다. 문제는 관심이다. 먼저 발길부터 디디게 해야 한다. 그런 후에 차츰 물들이기 작전으로 가야 한다. 작품을 바라보는 눈과 관심, 흥미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축제의 장을 열면서 그림을 전시하는 것도 좋겠다. 일단 작품을 보는 빈도를 늘려야 한다.
부산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분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림은 벽에 걸려있으니 전시장의 공간을 이용해서 탱고 춤을 선보였다고 한다. 전시장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서 그림도 보고 춤도 즐기고, 그런 후에 이야기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들었다.
더 이상 작품을 벽에 걸려만 있는 전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이야기하는 장의 자리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작가의 입장에서 자신이 꾸준히 연구하며 작품의 질을 높이고 사유를 확장해서 그림을 그려도 일반인들이 찾는 그림은 집안에 들이면 부귀영화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하는 사과, 호박, 해바라기 등의 그림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물감값을 건지기 위해서 주문을 받아 그리기도 한다고 했다.
대중들의 작품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작가는 수많은 그림을 그리지만 그림은 팔리지 않고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한다.
갤러리에서 그림과 함께 춤을 추며 대중적으로 깊숙이 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춤을 추자는 것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자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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