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배 못들어 오는 20억 짜리 여객 터미널
[KBS 대전] [앵커]
20억 원이나 들여 항구에 새로 만든 여객터미널이 문도 못 연 채 3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쌓인 펄로 인해 배가 접안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선착장 붕괴 위험이 있어 당장 준설을 할 수도 없다 보니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먼저 박병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해안의 대표 휴양지로 뜨고 있는 홍성 남당항입니다.
항구 중앙에 새로 지은 여객터미널이 있습니다.
그런데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고, 곳곳에 거미줄과 녹이 보입니다.
잡풀이 잔뜩 난 건물 옆으론 어디서 왔는지 모를 간판과 공사 안내 표지판도 나뒹굽니다.
홍성군 요구로 대산해양수산청이 국비 19억 원을 들여 3년 전 완공했지만 한 번도 운영되지 않았습니다.
터미널과 연결된 선착장에 배를 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선착장 주변엔 펄이 잔뜩 쌓여 수심이 매우 얕습니다.
만조시에도 소형 어선 외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습니다.
[남당항 어선 선주 : 배가 왔다 갔다 계속해야 되는데 그게 안 되니까 지금 무용지물이죠. 뭐."]
이 때문에 완공 이듬해 준설을 시도했지만 30년이 넘은 선착장 붕괴 우려로 중단됐습니다.
[홍성군 공무원 : "선착장 그게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그래서 저희가 이제 준설이 중단됐고요."]
홍성군은 기존 선착장을 부순 뒤 터미널 앞까지 준설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예산만 70억 원에, 공사도 최소 2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해양수산청은 홍성군이 우선 터미널을 인수한 뒤 추가 사업이 진행될 때까지 다른 용도로 활용할 것을 요구하지만 홍성군은 거부하고 있습니다.
[대산해양수산청 공무원/음성변조 : "터미널이 정식적으로 운영되기 전까지 홍성군에서는 제발 다른 휴식 쉼터나 공공의 목적으로 좀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거든요."]
두 기관의 책임 공방 속에 관광객과 주민들은 1km 떨어진 간이 선착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 : "여기서 바로 가면 좋잖아요. 멀리까지 가니까 힘들잖아요. 건물만 지어놓고 사용을 못 하니까 마음이 아프죠. 안타깝기도 하고."]
KBS 뉴스 박병준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박병준 기자 (lo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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