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찾은 시진핑, 달라이 라마 후계 대립 속 ‘통제력 과시’
망명세력 돕는 인도와 관계 개선…티베트 문제에 활용 예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년 만에 티베트를 방문해 라싸에서 열린 티베트자치구 설립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90세가 된 달라이 라마의 후계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21일 오전 라싸 포탈라궁 광장에서 열린 티베트자치구 설립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친필로 쓴 축하 편액을 당 서열 4위 왕후닝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을 통해 티베트자치구에 전달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국가주석이 티베트자치구 설립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시 주석이 처음이라며 “당이 티베트를 매우 중시하며 티베트족 간부와 주민에 세심한 관심을 보인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기념식은 중국중앙TV(CCTV) 등 주요 관영매체를 통해 생중계됐다.
시 주석은 전날 전용기를 타고 라싸에 도착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티베트자치구 당 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시짱(티베트)에서 정치적 안정, 사회적 조화, 민족적 단결, 종교 간 우호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가 공통의 언어·문자(표준 중국어)를 보급하고 민족 간 교류를 촉진하라”며 “불교를 사회주의 사회에 적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티베트 방문은 2021년 7월 이후 약 4년 만이며 그의 집권 기간에는 두 번째다. 시 주석 이전에는 1990년 장쩌민 주석의 방문이 유일하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중국과 인도가 관계 개선에 나서는 국면에서 이뤄졌다. 중국은 인도가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티베트 망명세력에 근거지를 제공하는 점을 못마땅하게 여겨왔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달 90세 생일을 맞아 ‘중국 정부의 간섭 없이’ 환생에 의한 후계자 제도를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다는 이유로 인도에 총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과 인도는 급속히 가까워졌다. 양국은 5년 만에 국경무역과 직항 비행기 운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시기에 시 주석이 티베트를 방문한 것에 대해 중국이 인도를 활용해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런던 동양아프리카대학의 티베트 연구자 로버트 바넷은 뉴욕타임스에 “달라이 라마 후계 문제는 공산당으로서는 이 지역의 통치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근본적인 주장을 펼칠 기회”라고 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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