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새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평균기온 8.8도 상승…거대 빙벽 눈앞서 ‘와르르’

노르웨이=장호정 기자 2025. 8. 2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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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소년 극지탐험대 <상> 북극의 눈물

- 요트 타고 북극해 빙벽 탐사
- 얼음 떨어질 때마다 물보라
- 빙하트레킹·종자보관소 방문
- “지구온난화 심각성 느꼈다”

- 市·극지해양미래포럼 주최
- 청소년 대원 8명 무사 귀국

북극항로 시대를 맞아 북극의 중요성과 극지의 미래가치를 체험하기 위해 선발된 ‘부산 청소년 극지체험탐험대(대장 극지해양미래포럼 이동화 포럼 공동대표)’가 북극권 체험탐험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지난 9일 부산을 출발한 탐험대는 노르웨이 스발바르제도 스피츠베르겐섬 롱이어비엔에 도착해 국제종자보관소 방문, 빙하 트레킹, 선박을 이용한 북극해 탐사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 10일 부산 청소년 극지체험탐험대원들이 현지 가이드와 함께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의 롱이어비엔의 빙하를 오르고 있다. 이 지역의 평균기온은 1975년 영하 15.7도에서 2023년 영하 6.9도로 50년 사이 8.8도가 상승해 해빙 속도가 빨라졌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이번 체험탐험대는 서류전형과 극지상식 골든벨대회, 면접전형 등을 통해 선발된 청소년 8명과 부산시, 테크노파크 등에서 모두 14명으로 꾸려졌다. 올해는 글로벌 이슈로 등장한 북극해를 직접 둘러보며 노르웨이 트롬쇠에 있는 북극이사회(Arctic-Council·AC), 북극경제이사회(Arctic Economic Council· AEC)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주제발표도 진행됐다.

▮북극이 무너진다

지난 11일 탐험대가 도착한 북극점에서 약 1600㎞ 떨어진 북위 78도 스발바르 제도의 롱이어비엔(Longyearbyen). 탐험대의 첫 방문지는 멀리 북극해의 빙벽이 내려다보이는 롱이어비엔의 언덕에 있는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였다. 전 세계의 식량 종자를 영구 보존하기 위해 지하 깊숙이 건설된 이 보관소는 지구 종말에도 살아남을 ‘최후의 생명 금고’로 불린다.

탐험대의 본격적인 북극 체험은 다음 날부터 시작됐다. 롱이어비엔에서 출발한 빙하 요트는 탐험대를 비롯해 30여 명을 태우고 북극해를 향해 출발했다.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곳에는 바다에서 곧바로 솟아오른 빙벽이 있었다. 빙벽은 멀리서 볼 때 옥빛 광채를 내뿜었다. 빙벽에 가까이 갈수록 거대한 옥빛 빙벽의 모습은 요트에 탄 모든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우르르 쾅쾅!’ 굉음이 잇따라 들려왔다. 높이 50~60m에 달하는 빙벽이 마치 병풍처럼 펼쳐진 스발바르 제도의 피오르드 해안. 그곳에서는 시야에서 벗어난 먼 거리에서부터 빙벽이 하나둘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거대한 얼음이 떨어질 때마다 물보라가 튀고, 북극해는 이미 흙탕물로 변해 있었다. 신정고 1학년 전예지 대원은 “빙하가 떨어지는 장면을 보니 정말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 날 진행된 빙하 체험은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을 제공했다. 숙소에서 왕복 7시간, 돌무더기 산을 2시간 넘게 오른 끝에 마주한 빙하의 풍경은 웅장하고 경이로웠다. 탐험대는 가이드가 나눠준 아이젠과 등산 스틱을 챙기고 얼음길 위에 조심스럽게 발을 디뎠다. 양옆으로는 빙하가 녹아 흐르는 물소리가 거세게 들려오고, 빙하 위에서는 한여름에도 찬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동성고 2학년 박준영 대원은 “2주 전만 해도 3m 높이의 땅이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는 가이드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많은 얼음이 녹았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지만 얼음이 녹아 뚝뚝 떨어지는 물과 빙하수가 만든 터널이 이를 증명했다”고 말했다.

실제 스발바르 제도는 1975년 영하15.7도에서 2023년 영하 6.9도로 50년 사이 평균기온이 무려 8.8도나 상승했다. 가이드는 “얼음이 녹으며 북극곰의 서식지도 줄어 가이드는 언제 나타날지 모를 북극곰에 대비해 실탄이 장전된 총을 항상 소지한다”고 전했다.

▮북극의 과거를 돌아보다

북극은 전 세계 바다의 3.9%를 차지하는 1406만㎢의 거대한 얼음덩어리다. 평균 기온이 영하 35~40도로 지하자원의 보고이자 2만1000종이 넘는 동식물이 사는 생물다양성의 천국이기도 하다. 아직 여러 부족의 원주민이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북극의 환경·기후 연구를 위해 2002년 4월 스발바르 제도 스피츠베르겐섬 니알슨과학기지촌에 다산과학기지를 설립했다. 이곳은 매년 60명 정도의 인력이 연구 목적상 원하는 기간만 체류하며 현장조사를 수행한다. 한국 외에도 노르웨이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인도 영국 일본 중국 이탈리아 등 10개국이 기지를 운영 중이다.

롱이어비엔의 산들은 수만 년 동안 쌓인 퇴적층이 그대로 드러난 피라미드 형태로 ‘스핑크스의 발톱’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자연이 만든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곳에서 지구가 지금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생생히 목격할 수 있었다. 여름철 스발바르에는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현상이 이어지고, 겨울철에는 하루 종일 해가 뜨지 않는다.

탐험대도 이곳의 과거와 미래를 함께 보여주는 공간을 찾았다. 북극탐험박물관에서는 스발바르가 어떤 방식으로 탐험되고 연구되어 왔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고래잡이의 역사, 초기 북극 탐험가들의 장비와 일지, 원주민 문화 등 북극의 다양한 얼굴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이어 찾은 니알슨 역사박물관은 과거의 북극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장소다. 폐허가 된 탄광촌의 유물들과 함께, 인간이 북극을 어떻게 이용해 왔는지 기후 변화와 산업 변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학산여고 2학년 서은채 대원은 “북극곰과 북극여우 등의 박제를 보며 다양한 극지 동물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극지해양미래포럼이 공동 주최하고 국제신문이 후원하는 ‘극지체험탐험대’는 2020년 남극세종과학기지 방문을 시작으로 매년 부산권 청소년들을 선발 체험탐험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극지 탐험대원은 다음과 같다. 김알음(센텀중 3년), 김지우(이사벨고 2년), 박준영(동성고 2년), 서은채(학산여고 2년), 이지수(사직여고 3년), 전예지(신정고 1년), 정운재(화신중 3년), 허윤(부산과학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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