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 대북정책 머리 맞댈 기회…외교·국방 2+2 협의체 만들어 대응”
외교·국방장관 회의 창설
美인태 전략 대응 협의하고
미중 갈등도 함께 조율
獨·佛처럼 한일연대 선언 필요
공항 패스트트랙 등 교류 확대

21일 일본의 대표적 국제정치학자이자 한일 관계 전문가인 니시노 준야 일본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일, 나아가 한·미·일의 공고한 제휴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며 “정례적으로 이를 협의하는 ‘2+2 회의(외교·국방장관 회의)’를 창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위상을 고려할 때 한일 모두 중국과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한일 양국은 대중 억지력 관점에서 미국과 동맹을 중시하면서도 미·중 대립이 더 이상 격화하지 않도록 협력해야 한다”며 “한일이 협력해 미·중 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 지한파 국제정치학자인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특임연구원도 인터뷰에서 양국 협력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실질적 접근을 제안했다. 기미야 특임연구원은 정상회담 준비 기간이 짧다 보니 ‘제2의 김대중·오부치 선언’ 같은 한일 파트너십 선언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향후 새로운 파트너십 선언을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양국 국민의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여행 필수품인 교통카드를 양국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높이자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한국의 한일 관계 전문가들도 이번 정상회담이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양국이 공동 대응하고, 사회적 연결망을 촘촘하게 만드는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유럽의 독일·프랑스 관계처럼 긴밀한 협력 관계, 연대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 새로운 한일 관계 정립을 위해 필요한 과제”라며 “이번 정상회담은 이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세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적대 관계였던 프랑스와 독일은 ‘영구적 화해’를 천명한 일명 ‘엘리제 조약’ 이후 급격하게 밀착했다. 조약 이후 양국은 연 2회 정상회담, 청소년 교류 확대 등의 조치를 지속해 유럽의 안정을 주도하고 있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은 “한일은 신(新)시대를 열자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미래세대의 교류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 6월 한 달 동안 시행됐던 양국 간 출입국 간소화 조치인 ‘공항 패스트트랙’을 재개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경제 교류 확대 역시 효용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손 원장은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가 논의될 필요가 있다”며 “CPTPP는 트럼프발 보호주의에 대한 방패막이가 될 수 있는데, 한국은 참여하지 않는다면 전략적으로 애매한 위치에 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CPTPP는 일본을 중심으로 총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무용론이 불거지자 유럽연합(EU)이 CPTPP 합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손 원장과 이 교수는 한일 양국이 대중 견제에 방점이 찍힌 미국의 인도·태평양 안보 전략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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