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공전’ 문신 합법화 목전… 여전한 찬반 갈등
자격 도입 국회 법안심사소위 통과
업계 “단속 불안에 손님 신고도”
의료계 “위생·안전성 등 부작용”

20년 이상 국회에서 공회전하던 문신 시술의 합법화 추진이 가속화하면서 찬반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용 등으로 이미 대중화된 문신업을 양성화하자는 업계의 입장과 달리, 의료계에선 여전히 안전성과 위생 등을 이유로 반대를 고수하는 상황이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원회 제2법안심사소위원회가 ‘문신사법안’을 지난 20일 통과시켰다. 문신사법에는 의료인 외의 민간인이 문신 행위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자격시험 등을 두고 업소를 개설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했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문신사·반영구화장사법안’ 등 관련 3개 법안이 병합된다. 복지위 전체회의와 법사위를 거치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문신 시술은 원칙적으로 치료 목적 등을 이유로 병원의 의료진만 가능하다.
그러나 미용의 목적으로 눈썹, 두피, 입술 등 문신 시술이 다양해지면서 사실상 민간에서 대중화된 상태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통계를 보면, 문신과 반영구 화장 등의 시술 이용자 2천명 중 90% 이상이 문신 업소, 원룸 등에서 비의료인에게 받았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2004년 17대 국회 당시 처음 문신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추진과 무산이 20년간 반복됐다.
이에 문신업계에선 제도화를 통한 양성화에 대한 요구가 크다.
현재 문신 업소를 열려면 피부미용업 등 다른 업종을 통해 사업자 등록을 받아야 한다. 영업에 대한 납세도 지키고 있지만, 불법 운영이라 적극적인 홍보가 어렵고 단속에 대한 염려도 커 애로사항이 크다는 설명이다.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반영구 시술소를 운영 중인 박모(30)씨는 “업계에선 양성화에 대해 대체로 찬성하는 중”이라며 “업소에 제대로 된 간판도 달지 못하고, 홍보와 예약 등 대부분 영업을 SNS로 해야 한다. 단속에 걸려 벌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도 있으며 간혹 손님이 환불을 요구하며 신고하겠다고 위협하는 경우도 잦다”고 말했다.
반면 의료계를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의료행위로 규정된 문신 시술을 비의료인에게 개방해 맡길 경우 위생과 안전성 측면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현행 문신업계가 면허나 자격증, 교육, 감염예방 등 전문적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아 제도화 이후 혼란도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비의료인의 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을 졸속 처리한 데에 대해 의협은 깊은 우려를 표하며 해당 법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문신사법이 단순한 직업 규제 완화가 아니라 의료의 본질과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무면허 의료행위는 예외적으로 허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건 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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