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문자문명전 ‘입상진의’ 31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

백지영 2025. 8.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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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와 언어, 그 너머에 깃든 인간의 마음을 예술로 풀어내는 전시가 창원에서 펼쳐지고 있다.

'2025 문자문명전'이 지난 20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 제1~7전시실에서 열린다. 올해 전시는 입상진의(立象盡意), '상을 세워 뜻을 다하다'라는 주제를 내걸고, 문자와 언어로는 본심을 오롯이 전달하지 못하는 현대 사회를 서예적 예술로 고찰해 보려는 시도를 담았다.

전시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제1전시실에서는 한국 책 디자인의 선구자로 불리는 정병규의 한글 미래문자 작업을 만날 수 있다. 정병규는 소설 '부초(浮草)'의 디자인을 통해 저자의 의도와 독자의 감각을 하나로 묶는 새로운 북 디자인 영역을 개척했다. 그는 훈민정음의 문자 디자인적 요소를 바탕으로 책 내용과 이미지가 일치하는 타이포그래피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오랜 여정을 집약한 책 디자인 예술 세계를 소개한다.

제2전시실은 함석헌이 남긴 말 중 '우리가 내세우는 것'을 소주제로 꾸며진다. 전시는 깨어 있는 민주 시민의 정신을 강조한다. 정치와 권력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역사의 주체임을 인식하며 생명의 평화를 믿는 실천을 작품으로 담아낸다. 김나리, 노순천, 이노우에 리에, 이성륙, 이정희, 최수환 등 창원지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젊은 작가 6명이 참여해 문자와 언어를 넘어 자유 의지를 표현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제3번째 전시실은 '수양의 필묵 정신'을 주제로 한 운정 조영실의 문인화로 채워진다. 진주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조영실은 서양화에서 문인화로 관심을 옮긴 뒤 90 평생 필묵 정신의 내면적 깊이를 탐구해 왔다. 대나무의 곧고 부러지지 않는 모습이 고고한 인격을 품었듯, 그의 작품은 자연 속 상징을 통해 인간의 정신을 형상화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군자의 인격화 등 문인화를 시대적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도내 서예 작가 2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시도 준비돼 있다. 서예 즉 글씨쓰기를 인격과 처음으로 일치시켰던 후한 양웅의 말처럼 '글씨는 마음의 그림이다'라는 주제 아래 인격의 경계에 대한 탐구가 담긴 작품들을 내놓는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의 참여 전시 형태로 이뤄지는 문자예술대전 공모전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서예를 통해 일상의 흔적을 반추하고 성현의 말씀과 시문을 음미하며 필묵의 정신에 다가간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전시 마지막 날은 오전 관람만 가능하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조영실 作 '수양의 필묵정신'.
김종원 作 '서심화'.
정병규 作 '한글 미래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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