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황 여수 석유화학산업 뼈 깎는 자구노력만이 살길

김종민 논설위원 2025. 8.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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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석유화학업계에 공급과잉 해소 차원에서 최대 370만t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등 자구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체 생산능력 1천470만t의 25%에 해당하는 상당한 분량이다. 연말까지 기업별로 제출한 사업 재편계획을 근거로, 금융과 세제, R&D, 규제완화 등 패키지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면서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구 부총리는 “‘버티면 된다’,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으로는 당면 위기를 절대 극복할 수 없다”며 질책도 했다. 기업들은 이번에는 다르다고 긴장감이 역력하다.

채찍과 당근이다. 전남의 주력 산업으로 여수국가산단에 소재한 기업들은 숙제를 떠안았다. 이 곳에는 롯데케미칼, LG화학, 여천NCC, GS칼텍스 등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과 충남 서산의 대산을 포함해 3개 석화 산단 중 최대 규모인 만큼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가동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영구적인 방안까지 도출해야 하는데 시간이 문제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 석유화학의 화려한 재도약을 약속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자율에 맡겨두지 말고 증설한 설비를 줄이는 등 사업 재편에 탄력이 붙도록 직접 개입하고 구체 지원도 필요한 시점이다.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논의될 분위기를 조성하며, 고부가 친환경 제품으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집중해야 한다. 일각의 전망처럼 정유사와 석화사 간의 수직적 통합부터 NCC을 보유한 석화사 간의 빅딜이 속도를 내야 하는 것이다.

국가와 지역경제를 떠받쳐온 기간산업의 퇴조가 뚜렷하다. 코로나19 때도 호황이었으나 중국발 공급과잉이 직격탄이 됐다. 예고된 재앙에 안일했다. 존폐의 갈림길이다. 더 물러설 곳이 없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공멸이다. 정부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방침이 결코 엄포가 아니라며 더 분명하게 메시지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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