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맹 현대화’ 감당할 수 있다

이수훈 前 주일대사 2025. 8. 2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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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대통령이 내밀 '안보청구서'라며, 방위비분담금과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감축, 전략적 유연성 발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변화된 동북아 정세속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동맹 현대화'는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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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훈 前 주일대사

오는 25일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대통령이 내밀 ‘안보청구서’라며, 방위비분담금과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감축, 전략적 유연성 발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변화된 동북아 정세속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동맹 현대화’는 불가피하다. 우리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도,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협력이라는 우리의 안보 이익을 지켜내는 방향으로 동맹 현대화에 임하면 된다.

동맹 현대화 현안들은 결국 돈 문제와 전략적 유연성 문제로 축약된다. 우선 돈 문제다. 트럼프대통령은 익히 알려진대로 돈과 비용을 무척 중시한다. 그에게는 한국이 돈많은 나라다. 동맹에 무임승차할 뿐이어서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이 방위비분담금을 100억 달러 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미간에는 두 정부가 협상을 통해 이미 체결한 한미간 분담금협정이 있다. 그에 따라 금년에 1조6000억 원 정도 분담금을 내게 되어 있다. 공식 협정을 깡그리 뒤집고 터무니없는 증액 요구를 관철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만일 분담금협정 재협상이 현실화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의 증액이 될 것이다.

국방비 증액도 크게 우려할 바가 아니다. 한국은 이미 GDP 대비, 혹은 여타 주요국들과 비교 차원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국방비를 쓰고 있다. 미국의 요구를 적정한 수준에서 반영하되 우리 방위력 증강 차원에서 점진적으로 시간을 두고 늘려나가면 될 일이다.

돈 문제보다 훨씬 고난도의 과제가 바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다. 전략적 유연성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미국의 해외주둔군재배치 전략으로 채택되어 사반세기가 넘게 사용되어왔다. 주한미군도 대북억지를 위한 붙박이군이 아니라 미국의 전략에 따라 들고 나고를 유연하게 하는 성격 변화가 일어났다.

문제는 미중간 패권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현 정세하에서 미국이 대중견제를 위해 주한미군을 활용하겠다는데 있다. 아직은 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대만해협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을 전개할 가능성이다. 이는 동북아 분쟁에 한국이 개입되는 일이어서 우리에게 심각한 ‘연루’의 위험을 안겨준다.

20여년 전 한미간 합의 때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이 동북아 지역내 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 결과 2006년 1월 한미외교장관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필요성 존중, 주한미군의 전력적 유연성 발휘에 있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불개입 입장 존중이라는 합의가 채택되었던 것이다. 이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게다가 2021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협력이라는 합의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우리 외교안보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미국도 한국을 소중한 동맹 파트너로 여긴다. 동맹 약화는 불필요한 우려고, 비용이 조금 더 드는 것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다. 양국의 전략과 국익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미래지향의 포괄적 동맹으로 조정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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