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들] 지역주택조합 안심보장증서에 대한 최근 판례의 흐름

배성권 2025. 8. 21. 18:5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역주택조합에서 탈퇴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건을 갖추어야 하겠지만, 최근에는 안심보장증서 또는 환불보장증서를 통한 탈퇴 소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4다45349 판결'에서 설시된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에 관하여는 정관이나 규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이에 따라야 하고, 그에 관한 정관이나 규약이 없으면 사원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정관이나 규약에 정함이 없는 이상, 사원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행위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라는 법리에 따른 것이다.

즉, 안심보장증서는 특정 조합원에게 특혜를 주고, 반면 잔존 조합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므로, 총회 결의 없이 작성, 교부된 안심보장증서의 효력은 무효이고, 그와 일체로 체결된 조합가입계약 역시 무효라는 법리이다(민법 제137조 참조). 그러나 최근 이러한 안심보장증서의 효력에 대해 제동을 거는 대법원 판결이 등장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크게 두 가지 판결을 소개한다.

우선, 최근 대법원은 "환불보장 약정이 없더라도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조합가입계약은 여전히 효력을 가지게 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에 관한 당사자들의 가정적 의사를 심리하여 이 사건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라는 판결을 설시하였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88375 판결 참조). 이는 안심보장증서가 작성되지 않았더라도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이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조합가입계약은 여전히 효력을 가지므로, 안심보장증서만으로 탈퇴 소송이 인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대법원 판결 이후 하급심에서는 안심보장증서가 작성되지 않았더라도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그에 반하는 증거가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 종종 선고되고 있다. 특히나 조합사업이 원활하게 진행 중인 지역주택조합의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나아가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4다269808 판결'은 "환불보장약정이 무효가 되어 환불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더라도, 조합가입계약의 목적인 신축 아파트 소유권 취득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다. 이때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에 따른 환불이 가능한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조합가입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만한 선행행위를 하였다면, 이후 조합원이 환불보장약정의 무효를 이유로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며 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분담금 반환청구를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모순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라는 설시를 하여,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대하여 사업계획승인이 이루어지고 착공까지 진행된 이후라면 도리어 조합원이 조합가입계약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신뢰한 지역주택조합 측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시하였다.

위 판결의 취지에 의하면 지역주택조합이 조합설립인가부터 착공에 이르기까지 주택건설사업을 절차대로 추진하고 있고, 조합이 건설사업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거나 사업이 무산될 우려가 있다는 사정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등 조합원이 신축 아파트의 소유권 취득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안심보장증서가 무효라는 이유로 조합원 가입계약에 대한 무효 또는 착오 취소 주장을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판결이 선고된 이후 안심보장증서를 이유로 한 지역주택조합 탈퇴 소송에는 커다란 제동이 걸린 상황이고, 승소를 위하여는 다시금 다양한 전략과 상황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조합원들의 대거 탈퇴로 인하여 성공을 목전에 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심각하게 지연이 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판결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안심보장증서의 문구를 깊이 신뢰한 조합원들의 믿음에 반하는 판결이기도 하여 각 주체에 따라 크게 유불리 차이가 나는 판결로 평가된다.

배성권 법률사무소 송지 변호사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