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조사 했는데 현황 없다"…광주·전남 노동청, 무책임 행정 ‘끝판왕’

조태훈 기자 2025. 8. 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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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시 조사관 보내 현장기록
출장복명서 작성…집계·관리 외면
관리·감독 기관 존재 이유 의문도
예방 손 놨나…"행정 귀차니즘" 지적

<속보>광주·전남에서 산재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노동청 조사관이 현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지방청 차원의 체계적 현황 관리와 사후 대책 마련은 외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자료는 쌓이는데도 현황 집계조차 하지 않으면서 관리 기관으로서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21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노동청은 산재가 발생하면 조사관을 현장에 보내 사고 경위와 피해 규모,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기록한 출장복명서를 작성한다. 또 산재 사망자 수, 사고 유형, 업종, 공사 규모 등이 담긴 공문을 광주시에 연 1회, 전남도에 두 달에 한 번씩 제출한다. 이 자료는 지자체가 안전대책을 세우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노동부 본청도 이를 종합해 분기별 산재 통계를 취합·공개한다.

즉 현장 기록과 행정 보고 체계는 엄연히 존재하지만, 광주·전남노동청은 앞서 본보의 정보공개 청구에 "자료를 보유·관리하지 않는다"는 답변<남도일보 8월 21일 1면>을 내놨다. 이는 지방청 차원에서 산재 현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거나 집계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산업 현장에서 매년 산재 사망사고가 되풀이되는 상황에서 관리·감독 기관이 기본적인 데이터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은 사실상 의무를 저버린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출장복명서와 지자체 제출자료만 모아도 기본적인 통계는 충분히 작성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귀찮다는 이유로 '자료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면 이는 명백한 책임 회피"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 예방은 현황 파악에서 출발하는데, 지방청이 기본 데이터조차 만들지 않는다면 관리 기관으로서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지방청의 소극적 태도가 산업 현장의 안전관리 공백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단순한 행정 집계가 아니라, 사고 유형별 위험 요인을 분석하고 업종·지역별로 반복되는 패턴을 찾아내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첫 단추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대학 한 교수는 "산재 예방 정책은 정확한 데이터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지방청이 스스로 집계 기능을 포기한다면 결국 본청 통계에만 의존하게 되고, 이는 광주·전남 산업현장 실태에 맞는 맞춤형 안전대책을 세우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잇따른 중대재해와 관련해 "산재 사망사고를 즉시 보고하라"고 지시하며 보고 체계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