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사각지대 놓인 이주노동자…제도 개선 ‘절실’
노동단체 "생명 앗아간 죄 비해 솜방망이 처벌"
5년 간 외국인 직장 내 괴롭힘 신고 3.5배 늘어
"지속적 실태조사 실효적 의미 법 정비 필요"

최근 전남 나주와 영암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인권 유린 사건에 대한 사회적 파장이 커지면서 이들에 대한 인권 보호 정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인권 시민·노동 단체는 지속적인 실태 조사와 관련 법·조례 제정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1일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에 따르면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최근 직원 상습폭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남 영암군 모 축산 대표 A씨에게 징역 2년에 벌금 100만원·네팔 국적 관리자 B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자신의 축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지속해 폭행하고 쫓아내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폭언과 폭행을 견디다 못한 네팔 국적 노동자 1명이 지난 2월 스스로 세상을 등지면서 A씨의 만행이 드러났다. 또, 지난 7월 전남 나주의 한 벽돌공장에서 스리랑카 국적의 한 근로자가 지게차에 매달려 괴롭힘을 당한 사건이 공분을 샀다.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는 전남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다. 외국인 근로자 괴롭힘 신고 역시, 계속 증가세에 있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 대상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연도별로 ▲2020년 65건 ▲2021년 95건 ▲2022년 130건 ▲2023년 199건 ▲2024년 225건이다. 5년간 65건에서 225건으로 약 3.5배 증가했다. 올해 1~5월에만도 112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한 처분·종결 유형을 살펴 보면 개선지도 42건·과태료 부과 12건·검찰 송치 16건·취하 175건이다. 이 외 '기타' 364건은 근로기준법 직장 괴롭힘 금지 조항의 적용 제외 대상에 해당해 법 집행 밖에 놓인 사례다.
이에 정부는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 문제 등에 철저하게 대응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는 외국인 혐오 정서나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특히 차별이나 폭력·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응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인권 시민단체와 문길주 전남노동권익 센터장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반복적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선 지속적인 실태 조사와 관련 법·조례 등을 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주노동자 한국 체류 여부를 사실상 사업주가 통제하고 있는 만큼, 노동 현장서 발생하는 불이익과 부당함에 대해 최소한의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는 관계자는 "네팔출신 이주노동자는 한국에 온 지 불과 6개월 만에 생을 마감했다. 생명을 앗아간 죄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낮은 형량이다"며 "이번 사건은 농축산업과 제조업 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폭력과 모욕, 차별, 인권유린이 집약된 결과다"고 일갈했다.
문 센터장은 "이주노동자들이 직면한 문제는 사업장마다 천차만별이다. 실태 조사로 각 주체의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주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실효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