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포기한 유리기판에 '우르르'···장비업계, 이대로 괜찮나

김기혁 기자 2025. 8. 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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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새 유리기판 시장에 잇따라 진출한 국내 장비 업계가 장기간 수주 보릿고개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리기판 기술로 앞장섰던 미국 인텔이 개발을 포기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차세대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았던 유리기판 상용화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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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뛰어든 기업 20곳 넘어서
美 관세충격 여파 투자 부담감
상용화 지연에 수주 부진 우려
인텔 연구원이 유리기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인텔
[서울경제]

최근 몇년새 유리기판 시장에 잇따라 진출한 국내 장비 업계가 장기간 수주 보릿고개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리기판 기술로 앞장섰던 미국 인텔이 개발을 포기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차세대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았던 유리기판 상용화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1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전사적인 조직 개편 및 비용 절감 정책에 따라 최근 유리기판 연구개발(R&D)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처리장치(CPU)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행보다. 인텔은 지난해 188억달러(약 26조29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1986년 이후 첫 연간 적자를 낸 이후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유리기판은 반도체 칩을 정밀하게 쌓을 수 있는 얇고 평평한 판이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열에 강하고 휘어지는 현상이 적은 게 특징이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기존 기판 대비 약 40% 빠른 데다 전력 효율도 뛰어나 고성능 AI 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부품으로 여겨져왔다. 인텔은 2010년대 초부터 유리기판의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300건 이상의 핵심 특허를 쌓으며 업계를 선도해왔다. 하지만 이번 R&D 중단 여파로 유리기판 시장 개화가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인텔의 ‘태세 전환’은 국내 장비 업계의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래 먹거리로 유리기판을 내세운 국내 장비 기업이 벌써 20곳을 넘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기술(299030)·아바코(083930)·필옵틱스(161580)·AP시스템(265520) 등 2차전지 및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들은 전방 시장 불황을 극복하겠다며 유리기판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들 기업은 기존 장비와 기술적 원리가 비슷하다는 점을 내세워 유리기판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장비 업체 대표는 “국내 대기업들이 2026년이나 2027년 등으로 유리기판 양산 시점을 구체화하긴 했지만 미국 관세 정책의 여파로 신 사업을 챙길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 중 기대했던 유리기판 장비 수주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중견·중소기업 규모인 소부장 업체들로서는 유리기판 사업에 대한 투자 부담이 크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선제적으로 유리기판 상용화에 나선 제이앤티씨(204270)는 올 상반기 38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09억 원의 흑자를 냈지만 신 사업 투자 비용 등 요인으로 실적이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대기업들이 우수한 장비 업체에 대해선 전폭적인 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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