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이 서해다”…서해구 명칭 변경에 옹진군 반발 기류

인천 서구가 내년 행정체제 개편 후 사용할 새로운 구 명칭을 '서해구'로 확정한 가운데 옹진군에서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옹진군의 상징이기도 한 서해를 서해구가 사실상 독점해 상징성을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문경복 옹진군수는 21일 중부일보와의 통화에서 "옹진군에 속한 '서해5도'라는 명칭이 있음에도, 육지의 명칭이 서해구로 바뀌었다"며 "이견이 있겠으나 (옹진군수인) 나한테는 환영 받을 일이 아니"라고 했다.
신영희(국민의힘·옹진군) 인천시의원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해는 일반적으로 인천시의 여러 섬을 포함하는 바다를 뜻하는데 육지인 서구를 서해라고 부르면 이상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통화에서 "섬 지역인 옹진군과 관련된 서해라는 고유명사를 굳이 사용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명칭 변경을 하려면 인천시의회 의견 청취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조만간 열릴 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발언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수의 옹진군민도 신 의원 게시글에 "서해바다에는 충남, 전북도 있다", "오래전부터 쓰인 서구라는 명칭을 굳이 서해구로 바꿀 이유가 없다"는 등의 댓글을 달며 서해구 명칭 변경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옹진군 주민들은 서해 바다를 지역의 핵심적인 정체성으로 인식하고 있다.
문경복 군수는 '서해 5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에 속하는 백령·대청·소청·연평·소연평도와 인근 해역을 말한다'고 명시돼 있는 서해5도법을 거론하며 서해구 명칭 변경의 부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서해구 명칭 변경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열리는 제303회 인천시의회 임시회에서 의견 청취를 거쳐 입법 절차가 추진될 예정이다.
서구는 이번 명칭 변경이 다수 지역 주민의 동의로 추진되는 만큼 인천시의회에서 큰 반발은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강범석 서구청장은 21일 시청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명칭 변경은)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고, 서구의회에서도 어느 정도 동의를 한 상황"이라며 "인천시의회에서 이 부분을 감안해 긍정적인 의견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의회 의견 청취 절차는 지방자치법상 반드시 필요하며 만약 시의회에서 동의를 하지 않으면 향후 입법 절차가 어려워 지는 것은 맞다"며 "다만,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사항이기 때문에 시의회 내부적으로도 긍정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서구는 지난 7일 '제6회 구 명칭변경 추진위원회'를 열어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검단구와 분리되는 서구의 새 명칭을 서해구로 결정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6일까지 행정체제 개편 후 서구지역에 속하는 18세 이상 주민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서해구는 58.5%(1천169명)의 지지를 얻었으며 청라구는 41.6%(831명)에 그쳤다.
최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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