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한 주도 없는 장관이 무슨"… 동떨어진 증시 정책에 개미 이탈

안하늘 2025. 8. 2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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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공약이 무색하게 한 달 이상 코스피가 3,100 안팎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주식백지신탁제도 대상도 아닌 만큼 고위직들이 '코스피 ETF' 등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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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한 달 내내 3100선에서 지지부진
정책 실망감 커지며 개인투자자 이탈
"주식 이해도 떨어져, 시장 참여해야" 주장도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공약이 무색하게 한 달 이상 코스피가 3,100 안팎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망감이 커진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는 "주식 한 주 없는 장관·국회의원 탓"이란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관심도가 떨어지는 이들이 주도권을 잡아 현실과 괴리된 정책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21일 금융권과 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자산 중 대부분은 부동산과 예금이다. 구 부총리와 배우자, 장녀가 신고한 자료를 보면 총 50억7,021만 원의 재산 중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소재의 부동산(15억 원)을 제외한 35억2,400만 원이 예금되어 있다. 주식 재산은 없었다.

구윤철 부총리 재산공개. 시각물=박종범 기자

이런 재산 내역이 도마에 오른 건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10' 발언 때문이다. 구 부총리는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코스피 PBR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해 "주식 담당 부총리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현재 코스피 PBR은 1배 수준이다. 구 부총리는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PBR을 주가수익비율(PER)로 착각하고 답변드렸고,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기재부 관료 출신인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총 19억9,740만 원의 재산 중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13억930만 원)와 예금(5억9,000만 원)이 전체 재산의 95%를 차지했다. 국내 주식은 두산에너빌리티(1,862만 원)만 보유 중이다.

민주당 '코스피5000시대 실현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 10명의 자산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이들은 총자산(102억6,108만 원) 중 절반(49.59%·50억8,000만 원)은 부동산으로, 나머지 절반은 예금 등 현금성 자산(48.2%·49억4,000만 원)으로 보유 중이었다. 주식 관련 자산은 2.55%(2억6,000만 원)에 불과했다.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을 10억 원으로 낮추자고 강력히 주장했던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전 정책위의장도 주식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전 정책위의장 재산공개. 시각물=박종범 기자

고위직들 재산의 부동산 쏠림 자체가 '부동산 불패' 신호라는 지적도 나온다. 직무 관련 정보를 일반인보다 먼저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이해 충돌 문제 때문에 주식 거래에 엄격한 규제를 받긴 하지만, 지금보다 적극적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주식백지신탁제도 대상도 아닌 만큼 고위직들이 '코스피 ETF' 등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도 요구한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5월 후보 시절 코스피 지수 추종 ETF를 매입하면서 시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바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자기 회사 주식을 매입하며 책임경영을 보여주듯, 주요 공직자들도 코스피 ETF 같은 상품을 일정 부분 보유한다면 국민과 투자자들에게 자본시장에 대한 책임감과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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