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시민 북한 간첩으로 몰아간 지만원, 법원이 단죄했다
광주지법, 지만원에 3000만 원 손해배상·책 출판금지 결정
검찰도 지만원에 벌금 1000만 원 약식기소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2002년 이후 20년 넘게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고 있는 지만원씨가 5·18 기념재단과 민주화운동 참여자에게 총 3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방법원은 지씨가 5·18 기념재단과 민주화운동 참여자 차복환·홍흥준씨에게 3000만 원을 배상하고, 북한군 개입설 내용이 담긴 '5·18작전 북이 수행한 결정적 증거 42개' 책 출판을 금지할 것을 결정했다.
광주지방법원 민사11부 홍기찬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5·18기념재단 등이 지만원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지씨가 5·18기념재단과 차복환·홍흥준 씨에게 총 3000만 원을 지급하고, 저서 '5·18작전 북이 수행한 결정적 증거 42개' 출판·배포를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씨는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했으며, 기관총 앞에서 사진을 촬영했다. 지씨는 차씨를 광수(광주에서 활동한 북한 특수군)이라고 지칭하며 그가 북한에서 농업상을 지낸 김창식이라고 주장했다. 차씨가 2022년 자신이 사진 속 주인공이라는 것을 밝히면서 지씨 주장이 허위라는 것이 확인됐다. 또 지씨는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홍씨 사진을 두고 “북한 정치인 리선권”이라고 주장했으나, 홍씨가 5·18기념재단에 자신이 사진 속 주인공이라고 밝히면서 진실이 드러났다.

지씨가 2023년 출간한 책 '5·18작전 북이 수행한 결정적 증거 42개'에 대한 사법부와 검찰 판단도 이어지고 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제11민사부는 지난 12일 '5·18작전 북이 수행한 결정적 증거 42개' 출판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고, 지씨가 이를 위반할 경우 1회당 5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이 책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31일 벌금 1000만 원 약식기소를 결정했다. 책 출판 및 배포 금지 가처분도 인용됐다.
지씨는 이 책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 특수군이 광주에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지씨는 광주 시민으로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차복환·홍흥준 씨를 북한 툭수군으로 지목했다. 이는 모두 허위사실로,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미국 CIA도 1980년 5월과 6월 작성한 기밀문서에서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광주지법 판결에 대해 5·18기념재단은 보도자료를 내고 “재판부는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며 5·18 민주화운동과 시민들을 왜곡한 행위를 불법으로 인정했다”며 “지만원에 대한 사법부의 단죄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5·18기념재단 보도자료에 따르면 최기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처장은 “5·18특별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이 신설된 이후 법원과 수사기관이 일관된 입장을 보이고 있으므로, 진실을 왜곡하는 행위가 결코 허락될 수 없다는 사회 일반의 인식도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목현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국가 폭력 피해자에게 가해지는 혐오 표현은 어떤 수단으로든 금지되어야 한다”고 했다.
윤목현 이사장은 5·18 민주화운동 왜곡 기사를 쏟아냈던 스카이데일리에 대해 “가짜뉴스에 대한 법적 처리도 추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스카이데일리는 2023년 6월 '5·18 진실 찾기' 기획을 시작하며 사실관계 검증이 끝난 5·18 폭동설·북한군 개입설 등의 기사를 냈지만, 최근 1면 기사를 통해 이 보도가 오보라고 인정했다.
광주광역시도 21일 입장을 내고 “5·18에 대해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한 행위를 사법부가 단죄한 것”이라면서 “이번 판결은 5·18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바로 세우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광주시는 “이번 판결을 통해 5·18 역사 왜곡 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시민과 함께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육과 진실 알리기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며 역사왜곡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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