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진술거부권’ 행사···“말한다고 형량 안 줄어”

김건희 여사가 구속 후 세 번째 소환 조사에서도 진술을 거부했다. 김 여사가 좀처럼 입을 열지 않으면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의 범죄 혐의를 입증할 다른 피의자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여사는 21일 오후 1시17분쯤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김 여사는 먼저 변호인단을 접견하고 오후 2시12분부터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조사는 3시간18분만인 오후 5시30분 종료됐다.
특검은 이날 ‘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해 10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22년 4월7일 802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천수삼 농축차, 같은 해 7월5일 1271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천수삼 농축차, 7월29일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조사는 김 여사의 측근인 유모 전 행정관 관련 질문에 집중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전 행정관은 전씨가 전달한 샤넬백 2개를 다른 샤넬 가방 3개와 신발로 교환한 이다. 전씨와 유 전 행정관은 김 여사에게 실제로 선물이 전달되지 않았으며 김 여사가 선물의 존재도 알지 못한다고 진술해왔다. 특검은 이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김 여사를 추궁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가 2022년 3월30일 윤 전 본부장과 통화하면서 “애 많이 써줘서 고맙다”고 말한 경위에 대해서도 물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이날 조사에서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내가 아는 진실을 얘기해도 자꾸 왜곡돼서 겁이 나 진술을 못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여사를 대리하는 최지우 변호사는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며 기자들에게 “합리적으로 소명한다고 해서 (형량을) 덜어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런 상황이라면 증거기록을 보고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구속 이후 대부분의 피의사실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김 여사 측은 진술이 향후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여사는 “서희건설로부터 목걸이를 받은 적 있냐”는 재판부 질문에 “없다”고 답했는데, 특검이 서희건설 측 자수서와 목걸이 실물을 제출하면서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김 여사가 입을 열지 않자 특검은 다른 피의자 조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특검은 지난 18일 전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3시간 동안 조사를 벌이고 이튿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씨는 21일 오전 예정되어 있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으며 방어권 행사를 포기했다. 전씨는 앞선 조사에서 “목걸이와 샤넬백을 잃어버렸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는데 구속 이후 태도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김 여사 측이 건강 악화를 호소하면서 심야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여사 측 유정화 변호사는 “김 여사가 (건강이 좋지 않아) 말을 길게 못 한다. 그래서 진술을 거부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약을 드시고 있어서 (정신이) 혼미하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5시58분부터 오후 6시24분까지 약 26분간 조서를 열람하고 구치소로 돌아갔다.
특검은 이날 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해 준비한 질문 중 절반 정도를 소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조사는 오는 23일 오전 10시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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