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EBS법 반대' 위해 중학생들 앞에서 교원단체 편가르기

노지민 기자 2025. 8. 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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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필리버스터 첫 주자 최형두 의원, '12시간 발언하겠다' 예고
"이진숙 방통위원장 인격 말살" 등 법안과 직접 관련 없는 여권 비판도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 8월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EBS법 개정안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에 돌입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방청하러 온 중학교 학생들 앞에서 교원 단체 편가르기성 발언이 이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21일 EBS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직후 무제한 토론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체력이 허용하는 한 12시간 이상 정도 하려고 한다”고 예고한 최 의원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전국언론노동조합, 일부 MBC 인사들에 대한 비판 중심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수 시간이 지난 뒤에야 EBS법 이야기를 시작한 최 의원은 방청석의 학생들을 가리키면서, 해당 개정안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EBS 이사 추천 몫으로 끼워넣으려는 법안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같은 당 신성범 의원실에서 초청한 경남 거창 지역의 중학교 학생들이 본회의를 방청 중인 상황이었다. 최 의원은 학생들을 인솔하는 교사들을 향해서도 “선생님들 중에 한국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소속도 있고 전교조 선생님도 계시고 교사노조(교사노동조합연맹) 선생님도 계실 거다”라면서 “교사노조가 전교조보다 세 배가 많다. EBS 방송법에선 전교조 출신 교사단체가 한 명을 추천하도록 돼 있다”고 했다.

EBS법 개정안을 포함한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회가 여대야소로 구성돼 정치권에 종속되는 문제를 끊어내고자 이사회 규모를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다변화하자는 취지다. EBS 이사회의 경우 9명에서 13명으로 확대되며 국회 교섭단체(5명), 시청자위원회(2명), 임직원 (1명),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1명), 교육 관련 단체(2명), 교육부장관(1명), 교육감 협의체(1명)가 추천하게 된다. 역시 여대야소 구조인 방통위가 공모·임명해온 EBS 사장은, 성·연령·지역별 분포를 반영한 100명 이상의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가 3배수 후보를 추천해 방통위가 임명하도록 했다.

새로운 이사회 구성 방식에도 비판이 있는 건 사실이다. 개정안은 EBS 이사를 추천하는 교육 단체를 활동기간, 주요 활동내역, 회원 수 등을 고려해 방송통신위원회 규칙으로 정하는 2곳으로 규정했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한국교총과 전교조가 유력하다. 그러나 그간의 비판은 어느 교원단체를 넣느냐보다 교육 관련 다양한 주체의 몫이 보장되지 않았고, 독립성을 저해하는 교육부 장관 몫을 뒀다는 지적이 핵심이다. 특히 이전부터 법적 근거 없이 이사 추천권을 행사해 온 한국교총에 전교조까지 추가되면 교육단체 몫이 양대 교원단체에 쏠리는 셈이기에, 그보다 학부모와 같은 수용자 단체가 추가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언론노조 EBS지부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최 의원은 연신 학생들을 향해 “EBS 방송법은 '전교조를 넣겠다' 이게 개정안의 취지라는 걸 고발하고 있다”거나, “교사노조 원망 들으면서 전교조 억지로 끼워달라 하지 말자”는 식의 교원단체 편가르기식 주장을 거듭했다.

돌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극찬을 쏟아내기도 했다. 문화일보 기자 출신이기도 한 최 의원은 “여러분이 잘 아는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MBC의 뛰어난 민완기자”였다며 “기자 하면 이진숙이었다. 워싱턴 특파원도 같이 했는데 종군위안부 결의안 보도하면서 미국 조야에서 여론도 환기시키고 국제 동향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던 언론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짜뉴스며 유튜브 폭력적 알고리즘 규제하는 장치를 방통위가 만들려면 이진숙 위원장 같이 국제적 신망이 있고 누구라도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 구글 만나서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여야가 현 체제에서 방통위원을 추가로 임명해 방통위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을 끝낸 뒤 최 의원은 학생들에게 “국무위원석에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앉아있다”고 소개하며 본회의장 구조를 설명하기도 했다.

EBS법은 '방송3법' 중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에 이어 마지막 순서로 국회 본회의에 올랐다. 방문진법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보이콧 속에 재석 171명 중 찬성 169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뒤이어 상정된 EBS법 관련 무제한 토론이 시작된 직후 민주당이 토론 종결 동의서를 제출함에 따라, 24시간이 지난 22일 오전 토론 종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국회 재적의원 5분의3 이상 동의로 무제한 토론이 종결되면 즉시 법안처리를 위한 표결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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