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경쟁자 마운자로 등장”…글로벌 비만약 격전지된 한국

오유진 기자 2025. 8. 2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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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 판매 첫날부터 곳곳에서 품귀 현상
국내 비만약 시장 점령한 위고비 넘어설까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가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약국에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위고비 입고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격전지가 됐다. 2018년 '삭센다', 지난해 10월 '위고비'에 이어 '마운자로'까지 국내에 공식 출시되면서다. 미국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가 내놓은 마운자로는 현존하는 비만 치료제 중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 치료제의 '끝판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미용 등 체중 감량 수요가 많은 한국에서 '비만 치료제 삼국지'가 어떻게 전개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유통이 시작된 마운자로는 판매 시작과 동시에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마운자로의 국내 출고가는 2.5㎎ 세트(4주분)는 27만8000원, 5㎎ 세트는 36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이날 기자가 방문한 서울시 용산구의 약국 5곳 가운데 마운자로 재고를 보유한 약국은 한 곳도 없었다. 용산역 인근에 있는 Y약국은 "오늘 오전에도 마운자로 입고 문의 전화가 5통가량 왔다"며 "이르면 28일 재입고를 예상하는데, 확정된 물량이 아니어서 구매 가능 시점을 명확히 알려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원내 처방이 가능한 병원 중에는 마운자로 처방으로 예약이 마감된 곳도 많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S의원은 "마운자로를 하루 10개씩 공급받기로 했었는데, 예약된 물량마저도 공급이 지연되면서 이번 달 추가 예약은 받지 않기로 했다"며 "예약 환자도 용량별 1세트까지만 처방하도록 제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종로의 한 약국에서 4주분 마운자로를 구매했다는 차아무개씨(32세)는 "위고비를 맞으며 체중을 감량하고 있었는데, 더 효과가 좋은 약이 나왔다고 해서 첫날 병원을 오픈런해 약을 처방받았다"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저렴한 '성지' 약국 등이 빠르게 퍼져 웬만한 주요 약국들은 이미 품절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월 투약 비용이 30만~40만원에 이르는 데다, 처방을 받아야만 구입할 수 있는 마운자로가 품절 현상을 보이는 것은 현존 비만약 중 가장 효과가 뛰어난 제품으로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에 출시된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는 식욕을 억제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수용체를 단독으로 자극해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다. 반면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는 GLP-1은 물론 위 억제 펩타이드(GIP) 수용체까지 이중으로 자극하면서 체중 감량 효과가 더욱 큰 것으로 입증됐다. 일라이 릴리의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마운자로의 평균 체중 감량률은 20.2%로, 위고비(평균 14.9%), 삭센다(평균 8%) 대비 월등히 높았다.

위고비, 반년 새 국내 시장 70% 점유

업계에서는 마운자로가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1위인 위고비와 정면 승부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된 위고비는 출시 반년 만에 누적 매출 1400억원을 넘어서며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73.2%를 기록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마운자로가 위고비 대비 체중 감량 효과가 좋은 데다, 장기 투약을 기준으로 비용 차이도 크지 않다"며 "위고비가 최근 마운자로 출시에 앞서 출고가를 인하한 만큼,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면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비만 치료제가 제약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334억 달러(약 47조원)에서 2030년 733억 달러(약 102조원)까지 연평균 13.7% 성장할 전망이다. 전체 의약품 시장의 연간 성장률(6%) 대비 두 배 이상 높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1990~2021년의 비만 유병률 추이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2050년 기준 인구의 절반 수준인 약 38억 명의 성인이 과체중·비만으로 분류될 것"이라며 "비만과의 전쟁은 이제 건강 보존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과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비만 치료제 시장 후발주자인 국내 제약업계의 행보는 아직 더딘 편이다. 현재 치료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기업으로는 한미약품, HK이노엔 등이 꼽힌다.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임상 최종 단계인 3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 본격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HK이노엔의 에크노글루타이드 또한 국내 임상 3상에 본격 돌입하면서 2030년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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