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신작 ‘얼굴’ 9월 개봉…그래픽노블 원작 스크린으로

곽성일 기자 2025. 8. 21. 15:3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정민 1인 2역 도전, 권해효·신현빈 등 충무로 배우 총출동
사회가 지운 존재의 질문, 연상호 세계관 ‘연니버스’의 뿌리 담아
신작 영화 '얼굴'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된 연상호 감독의 신작 영화 '얼굴'이 오는 9월 11일 극장 개봉을 확정했다.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 등 충무로의 믿음직한 배우들이 출연하며, 특히 박정민이 1인 2역에 도전한다는 소식만으로도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출발점은 스크린이 아니라 종이 위의 그림과 글이었다. 바로 연상호 감독이 2018년 발표한 동명의 그래픽노블 '얼굴'이다. 감독은 "이야기를 가장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는 매체가 만화였다"며 이 작품을 자신의 '창작자에게 주는 선물'이라 표현한 바 있다.

그래픽노블 '얼굴'은 연상호 세계관, 이른바 '연니버스'의 원형에 해당한다. 그의 대표작인 '부산행', '사이비', '돼지의 왕' 이전부터 구상되었으며, 인간 내면의 고통, 사회적 폭력, 도덕적 모호성 등 연상호 작품의 핵심 문제의식을 가장 압축적으로 담아낸 텍스트다.

이 작품은 못생겼다는 이유로 평생 따돌림을 당하고, 기록에서조차 지워진 여성 정영희의 삶과 죽음을 추적한다. 전각(도장)의 촉각적 세계, 사진 한 장 남지 않은 얼굴, 산업화의 그늘에서 묻힌 삶이 얽히며, '얼굴'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외모가 아니라 사회가 지워온 존재 전체를 상징하게 된다.

따라서 원작을 먼저 읽는 일은 단순한 예습이 아니다. 영화 속 질문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장르적 재미와 확장으로 이어졌는지를 읽어내는 '사전 지도'이자, 영화를 보고 난 뒤 다시 곱씹을 수 있는 '사후 해설서'이기도 하다.

시각장애라는 한계를 넘어 전각 장인으로 이름을 떨친 인물과 그의 아들. 겉으로는 성공 신화처럼 보이는 그들의 삶은, 신시가지 개발 현장에서 한 여성의 유골이 발견되며 흔들리기 시작한다. 전각 장인의 아들 임동환과 다큐멘터리 PD 김수진은 30년 전 세상을 떠난 정영희의 흔적을 추적한다. 그러나 그녀는 기록 속에서도, 기억 속에서도 '괴물'로만 남아 있었다.

이 여정 끝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단지 한 개인의 사연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떤 얼굴을 기억하고 어떤 얼굴을 지워왔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연상호 감독은 '돼지의 왕」'과 '사이비'를 연이어 발표하던 시기, "나는 더 이상 아무 이야기도 쓰지 못할 것"이라는 극심한 불안에 시달렸다고 고백한다. 그 불안을 뚫고 떠올린 것이 바로 '얼굴』'이었다. 그는 이 작품을 "내가 가장 자유로운 상태에서 만든 이야기이자 나 자신에게 주는 최초의 선물"이라고 정의한다.

"이토록 강렬하고 충격적인 엔딩은 없었다. 연상호 감독 특유의 날 선 이야기와 긴장감이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직접 그 '얼굴'을 목격하라." ― 심은경(배우)

"엔딩 이후 며칠을 따라다니는 독한 뒷맛. 창작자로서 연상호의 집요함이 고맙다." ― 최규석(만화가)

영화 '얼굴'은 스크린에서 관객을 기다리지만, 그 뿌리는 그래픽노블 '얼굴'속에 있다. 영화는 결말을 보여줄 것이지만, 원작은 질문의 출발점과 감독의 내면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낸다.

9월 11일, 영화관에 들어서기 전에 책장을 먼저 넘겨보라. 진실은 스크린보다도 먼저, 그리고 더 오래 책 속 얼굴들에서 우리를 응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