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MZ는 숲속에서 북캉스, 노인들은 2000원에 무제한 영화 감상

한영원 기자 2025. 8. 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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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찾은 서울 종로구 청운문학도서관. 시원하게 흐르는 폭포 바로 앞에 시민들이 들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정자가 있다.

낮 기온이 33도까지 오른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왕산 등산 1코스를 지나다 보니 청운문학도서관이 나왔다. 시원한 바람이 사방으로 통하는 정자에 앉아 쏟아지는 폭포 소리를 들으며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숲속 도서관’이다. 이날 정자에서 2시간 동안 ‘북캉스(북+바캉스)’를 즐긴 김동영(34)씨는 “폭포가 내다보이는 정자에 자리를 잡고 책을 펼치면 사무실에서 일할 때보다 글이 더 잘 읽힌다”며 “상쾌하게 힐링하고 간다”고 했다. 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기 위해 올해 회원으로 가입한 2069명 중 절반 이상인 1102명(53.2%)이 2030세대였다.

기록적 폭염을 이기기 위해 MZ세대가 숲속 도서관을 찾고 있다. 도심보다 온도가 낮은 데다 툇마루에 앉아 고즈넉한 정취를 느끼며 책을 읽을 수 있어 인기를 끈다. 같은 날 오후 2시쯤 찾은 서울 광진구의 아차산 숲속도서관도 100명 가까운 시민으로 북적였다. 정종희 아차산 숲속도서관장은 “최근 2030세대 방문객이 절반 이상으로 늘었다”며 “실내장식도 세련돼 커플이나 친구들이 모여서 몇 시간 조용하게 책을 읽다가 간다”고 했다.

지난 10일 찾은 서울 광진구 아차산숲속도서관 모습.

서울시 내 숲속 도서관은 오동숲속도서관, 성동구립숲속도서관, 인왕산초소책방 등 총 20여 곳이다. 지난 5월 개관한 서울 강동구 강동숲속도서관은 7월 기준 주말 하루에만 약 2500명이 찾았다.

중장년층에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실버 영화관’이 인기다. 단돈 2000원에 무제한으로 영화를 감상하며 더위를 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4층 ‘낭만극장’엔 노인 21명이 모여 있었다. 각자 테이블을 잡고 앉아 휴대폰을 보거나 시원한 캔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충남 천안에서 서울까지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올라왔다는 이모(75)씨는 “지하철은 공짜, 영화 관람료도 다른 곳의 절반 이하니 안 올 이유가 없다”고 했다. 유모(71)씨도 “시원하고 말을 나눌 수 있는 동년배 노인도 많아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쉴 때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을 찾는 반면, 중장년층은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장소를 선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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