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되고 싶은 카카오톡, 혁신일까 무리수일까
DM하는 미래 세대 잡을 수 있을까…펑·카스 실패 사례 주목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의 진화를 시도한다. 15년 만에 '친구 탭'을 전면 개편해 인스타그램을 떠올리게 하는 피드형 인터페이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올해 9월 중 컨퍼런스를 통해 구체적 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카카오톡의 정체성 변화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미 '국민 메신저'가 된 카카오톡이 'SNS화' 되는 것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다.

"체류 시간 확대에 있어 중요한 전환 지점"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음 달 중순 열릴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개편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 7일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언급한 바에 따르면, 다음 달 중 첫 번째 탭인 '친구' 탭이 개편된다. 지금은 이름을 목록으로 보여주는 형태지만, 개편 후에는 친구 탭 하단에 일상 콘텐츠를 피드 형태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마치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형태다. 그동안 전화번호부 역할을 했던 친구 목록을 이용자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는 지면으로 바꾸겠다는 것이 그 취지다.
카카오톡을 SNS처럼 바꾸는 것은 체류 시간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정 대표는 친구 탭 변화와 관련해 "트래픽 구조와 체류 시간 확대에 있어 중요한 전환 지점"이라고 언급했다. 메신저가 광고 등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플랫폼 내 체류 시간을 늘려야 한다. 플랫폼에 장시간 머무르며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추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1020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 DM을 메신저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탈 카톡 현상'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가 미래 세대를 잡기 위해 SNS와 메신저 역할을 동시에 하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이유다.
다만 이용자들 사이에서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톡이 이미 '국민 메신저'가 됐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의 경우 전화번호만 저장해도 친구로 등록된다. 정해진 친구끼리만 일상 사진과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과 달리 모두에게 노출된 구조의 플랫폼에 굳이 콘텐츠를 올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직장인 윤아무개씨(38)는 "직장 동료, 거래처 사람들까지 볼 수 있다면 내 일상이 드러나는 콘텐츠를 올리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김아무개씨(37)도 "굳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는 사진을 카톡에 올릴 이유가 없다. 카톡으로 사생활이 노출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정착한 이용자들이 더 대중적이고 이용자가 많다는 점 때문에 카카오톡을 SNS로 중복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대화 메신저로 인식됐던 카카오에 피드가 노출될 경우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거론된다.

메신저 한계 넘기 쉽지 않아
결국 활성화 측면에서 큰 실익이 없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앞서 카카오톡이 내놓은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포맷들은 사실상 빛을 보지 못했다.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와 유사한 기능으로 2023년 9월 출시한 '펑', 2012년 출시한 SNS인 카카오스토리 등이 그것이다. 카카오스토리는 출시 후 가입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주목을 받았으나 결국 인스타그램·페이스북과의 경쟁에서 패배했다. 카카오가 메신저의 한계를 넘겠다며 출시한 '펑'도 활성화되지 못했다. 카카오톡에 사생활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에 이용자 수는 미미했지만 카카오는 지난해에도 '펑' 기능을 확대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SNS로의 전환을 계속해서 추진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10대들이 소통할 때 인스타그램 DM 등을 활용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메신저에 SNS 콘텐츠를 더하는 전략으로 미래 세대를 유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카카오가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만큼 개편안을 지켜봐야겠지만, 카카오의 정체성이 바뀌게 되는 만큼 이용자 니즈가 반영되지 못하면 오히려 이탈자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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