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포기 속출”… 트럼프의 유학생 고삐 죄기에 美 대학들 ‘비상’
中·인도 등 주요 국가 유학생 줄어
“재정 피해 뿐 아니라 인재 앓게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오는 해외 유학생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면서 유학생 의존도가 높았던 미국 대학들이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은 약 100만 명에 달했으며, 미국 대학들은 이들 유학생에게 재정적으로 크게 의존해 왔다.

2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은 “연방 정부의 학생 비자 심사 강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여행 금지령으로 인해 미국 대학에 새로 등록하는 유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학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대학 내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을 체포해 구금하고, 하버드대 유학생의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유학생에 대한 규제 정책을 펼쳐왔다. 최근엔 국무부가 체류 기간을 초과하거나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올 들어 유학생 비자 6000건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유학생을 겨냥한 정책이 이어지면서 외국 학생들의 미국 대학 지원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제교육연구소(IIE)가 500개 이상 단과대학과 종합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봄 해외 유학생 지원자 수는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특히 미국 유학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와 중국 학생들의 미국 대학 기피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국제교육자협회(NAFSA) 분석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중국과 인도 학생들의 비자 신청 건수는 거의 전무했다. NAFSA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미국 대학의 신규 유학생 등록률이 30~40% 감소해, 올가을 학기에 입학하는 유학생 수가 최대 15만 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학생 등록률이 가장 높은 10대 대학 중 하나인 애리조나주립대 관계자는 “올가을 학기 입학자 수는 총 1만4600명으로, 지난해 가을 학기보다 약 500명 줄었다”며 “이는 주로 비자 발급 지연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NYT는 “일부 학생들은 미국의 정치 상황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아예 미국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며 “또 다른 학생들은 설령 입학하더라도 사실상 제약을 받아 인턴십 지원이나 방학 동안 가족을 만나러 귀국하는 등의 활동을 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미국행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들은 유학생 감소가 단순한 재정적 손실을 넘어 더 큰 피해를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코넬대 국제관계 담당 부총장 웬디 울포드는 해외 유학생 등록 감소로 인한 가장 큰 손실은 ‘인재’라며, “국내 학생들은 다른 문화권의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를 잃게 되고, 해외 학생들은 귀국 후 미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킬 기회마저 사라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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