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강국’ 다시 띄운 李대통령…‘전략 육성’ 시계 빨라지나

변문우 기자 2025. 8. 2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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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빌 게이츠 면담 자리서 “韓은 SMR 강자 될 수 있어…해외서도 강점”
여야도 오랜만에 뭉쳤다…’SMR 특별법’ 이어 ‘초당적 연구포럼’ 기획 중
정부도 적극 호응…김정관 산업장관은 ‘5대 SMR 전략 육성 로드맵’ 구상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8월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야말로 SMR(소형모듈원전)의 강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이 많이 준비하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도 한국의 SMR이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차세대 에너지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SMR과 관련해 이처럼 밝혔다. 대선 후보 시절에도 SMR 전략 육성 의지를 피력했던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SMR 강국론'을 꺼낸 만큼 정치권에서도 관련 포석 작업에 본격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2층 집무실에서 한국을 찾은 게이츠 이사장과 30분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게이츠 이사장이 "SMR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전력 수요 증가에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도 "한국은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관심이 많다. SMR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이 많고 세계 시장에서의 활약도 늘고 있다"고 답했다는 전언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SMR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SMR 전략 육성 정책을 공약에 명시하진 않았지만, TV토론을 통해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등 다른 에너지 정책을 복합적으로 묶는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 좀 더 안전한 SMR 같은 것을 연구개발하자고 하고 있다"며 'AI 기본사회' 구현을 위해 SMR 전략 육성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보다 작은 용량과 모듈식 설계를 채택한 원자로 발전이다. 도심이나 산업단지 인근 설치가 가능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건설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어 초기 투자 부담도 적은 만큼 미국·중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들과 빅테크 기업들이 SMR에 집중하고 있다. 게이츠 이사장이 창립한 미국 SMR 개발업체인 테라파워는 현지 와이오밍주에 SMR을 짓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SMR 파운드리'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등에 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취재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뉴스케일파워로부터 SMR 기자재 12기 분량의 핵심 소재 제작 수주를 확정짓고 제작 절차에 돌입한 상태로 확인됐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특정 프로젝트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전 단계인 소재 제작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2024년 10월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하반기 붐업코리아 수출상담회 당시 한국수력 원자력 부스에 설치됐던 SMR 모형.(왼쪽 사진) 7월23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미 통상 협상과 관련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뉴스1·연합뉴스

여·야·정도 협치 물꼬…'SMR 시대' 오나

정치권에서도 SMR 전략 육성 속도를 내기 위해 동분서주 움직이는 모습이다. 일단 여야는 오랜만에 초당적으로 힘을 합쳐 SMR 특별법을 공동 발의했다. 특히 허성무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에는 SMR 진흥에 필요한 재원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정부 산하에 'SMR 산업발전 전용기금'을 설치하는 안을 비롯해 'SMR 전략특구' 설치, SMR 수출 관련 '인허가 신속처리 특례' 등 SMR 전(全)주기 육성을 지원하기 위한 조항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여기에 국회 차원의 초당적 'SMR 연구포럼' 정례화도 함께 기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의 허성무 의원과 국민의힘의 최형두 의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포럼 출범을 기획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물론,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과 황정아 대변인 등 주요 인사들도 포럼에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또 국회와 정부 간 협력을 위해 'SMR 전략 TF(태스크포스)' 체계를 운영하는 안도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국회의 움직임에 정부도 함께 호응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출신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비공개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급격한 시장 성장이 전망되는 SMR의 개발과 사업화를 촉진하고 관련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국회에도 다수 특별법 제정안이 발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국회와의 논의 과정에서 관계 부처 협의와 업계 의견 수렴 등을 토대로 관련 법안이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김 장관은 5가지 범주의 'SMR 전략 육성 로드맵' 구상안도 함께 밝혔다. 구체적으로 ①R&D(혁신형 SMR 표준설계를 완료하고 산업 전 주기에 필요한 후속 기술 개발 지원) ②규제(안전성을 최우선으로 SMR 특화 안전체계 적기 수립) ③생태계(공급망 기반으로 SMR 혁신제조·공정설비 국산화 및 지역별 파운드리 거점 구축 지원) ④상용화(연계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산업용 수요를 충족하는 비즈니스 창출 유도) ⑤수출(국가별 수출 전략 마련 등 국내 기업의 수출 지원) 전략 등이 전방위적으로 명시됐다.

관련해 김 장관은 "우리나라가 대형원전에 이어 글로벌 신(新)시장인 SMR에 대해서도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전주기적인 정책적 지원을 해나갈 계획이다. 또 SMR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SMR 산업화 촉진을 통한 우리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법적·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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