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이 대통령, 트럼프 외교력·리더십 칭찬해 한반도 평화 관여 이끌어야”
문정인 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인터뷰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25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협상 능력’과 ‘평화 리더십’을 상찬하며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 과정에 2018~2019년 정상외교와 같은 적극적 관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정인 교수는 21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선(先) 도쿄, 후(後) 워싱턴’이라는 전례없는 정상외교 일정을 짠 건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과 한-일 협력에 큰 도움이 될 “잘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지낸 국제정치학계의 원로다.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를 어떻게 예상하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는 한국의 대미 투자 확대와 방위비분담금 증액이다. 이 대통령의 핵심 관심사는 한반도 평화일테고. 그러므로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는 한반도 평화, 관세(통상)·투자, 동맹 현대화 등 세가지라 예상할 수 있겠다.“
—이 대통령이 회담을 어떻게 풀어가면 좋겠나?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 예컨대 2018~2019년 정상외교와 같은 적극적 관여 의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방외교’ ‘평화 리더십’을 추어올리며 분위기를 풀어가는 게 좋겠다. 예컨대 트럼프 대통령이 콩고, 인도-파키스탄,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타이-캄보디아 사이의 군사적 갈등에 개입해 휴전·종전을 이끌어낸 ‘외교 협상 능력’과 ‘평화 리더십’을 상찬하며, 그러한 리더십을 한반도에서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좋아할 테고, 한반도 평화 문제를 풀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동맹 현대화’ 문제는 어떻게 다뤄야 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거듭 강조한대로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을 대폭 올리라고 요구할 거다. 그는 한국의 국방비 증액보다 방위비분담금 증액에 더 관심이 많다. 이 대통령의 유연하고 지혜로운 대응이 절실하다. 이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우산 제공에 고마움을 표하며 한국이 한때 부분적으로 ‘무임승차’한 사실도 인정한 뒤, 앞으로 한반도 방어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하겠다고 강조하는 게 좋겠다. 한국이 주력군이 되고 미군이 지원하는 방향으로 동맹 현대화를 논의하면 건설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문제도 다룰 수 있을테고. 논란이 많은 주한미군의 전략적유연성이나 중국-대만 양안 갈등 때 한국의 개입 압박 문제는 사실 트럼프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건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화·확대하려는 펜타곤(미국 국방부)의 관심사일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 재임 중에는 대만을 침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공개 발언을 했는데 이는 지정학 측면에서 미-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신호다. 이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관세(통상)·투자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관세는 15%로 이미 정해지지 않았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대미 투자를 이미 약속한 3500억달러(펀드)를 자기가 원하는 곳에 쓰겠다고 할 텐데, 한국이 그에 호응할 수는 없다.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고 고위 실무선으로 넘기는 게 좋겠다.”
—이 대통령이 워싱턴에 가기 전에 도쿄에 가기로 한 선택은 어떻게 보나?
“전례없는 선택이자 아주 잘한 선택이다.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대표적 사례이자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세 가지 좋은 점이 있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한테서 트럼프와 건설적·효과적 협상에 절실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둘째, 이 대통령의 도쿄 방문(23일 한-일 정상회담)은 국내정치적으로 어려운 처지인 이시바 총리한테 ‘선물’이다. 앞으로 한-일 관계를 풀어가는 데 자산이 될 것이다. 셋째,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양국을 ‘방기’하려고 하거나 ‘연루의 위험’에 몰아넣으려 할 때 협력해온 역사가 있다. 미국의 정책에 변칙성이 두드러질 때 한-일의 대미 공조를 강화할 수 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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