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간인 노상원 방위사업 개입 정황…군 관계자와 ‘무인기 예산’ 논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군 내부정보를 활용해 방위사업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국방부 무기 도입 등에 영향력을 발휘했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
한겨레가 21일 확인한 노 전 사령관의 차량 블랙박스 녹음파일 녹취록에는 복수의 인물과 무인기 도입과 관련한 대화를 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전날인 지난해 12월2일 오후 5시10분께 “○○○에서 하는 것은 전자전 무인기가 아닙니다. 최근 떨어진 헤론 2대를 도입하는 것으로 (20)26년, 27년도에 들어옵니다”라며 “정작부(정보작전참모부)에서 하는 전자전 무인기는 국정원에서 내년도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 정보위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였는데 국정원에서 반영을 안 하고 내년 초에 갈 건지 말 건지 국정원에서 결정한다고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노 전 사령관이 누군가에게 음성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말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육군이 도입한 이스라엘제 헤론 정찰기는 총 3대인데, 한대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으로 추락했고 다른 한대는 카메라 고장으로 국외에서 정비 중이었다.
노 전 사령관은 이 직후 누군가와 통화하며 “아우야, 그러면 전자전 무인기가 27년에 2대가 들어온다는 거야? 27년에 1대, 28년이나 29년에 1대 이 얘기야?”라고 묻는다. 이에 상대는 “27년에 1대입니다. 그다음에 이제 2년 후에 또 1대가 (들어온다)”라고 답한다. 이에 노 전 사령관이 “예산 반영을 왜 하나도 안 했지? 그걸 모르겠네. 국정원에서 안 했다는 거잖아”라고 묻자 상대는 “거기 정보처장 얘기로는 뭐 특활비 이런 것까지 (삭감됐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노 전 사령관은 “아 돈이 없어서 그랬다. 내부사정상”이라고 상황을 파악한다. 노 전 사령관과 대화를 한 인물은 육군본부 정보작전 참모부 관계자로 추정된다.
이후 노 전 사령관은 “국정원에서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이유는 추정컨대 특활비 같은 것이 국회에서 모두 잘리고 국정원 예산이 대폭 삭감이 되다 보니 국정원 내부에서도 예산 문제로 편성을 못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라며 다시 음성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이후 군수업체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노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건다. 상대는 “(무인기 예산이) 반영이 안 됐다는 거는 지금 확정이 안 됐다는 이야긴가요. 아니면 안 하기로 했다는 건지 모르겠네요”라고 묻는다.
이에 노 전 사령관은 “반영이 안 됐답니다. 내년도 예산에”라며 “정작부에서 추정하는 것은 특활비나 뭐 이런 거를 깎아내니까 국회에서. 예산이 지들이 (국정)원에서 부족하니까 그거를 결정을 못 하고 만약에 내년 초에 이거를 뭐 할지 안 할지 뭐 다시 판단을 해서 한다면 27년에 들어오고 또 하나는 29년에 들어오고 이런 식이에요”라고 설명한다. 상대는 “내년도 예산은 일단 배정은 되어있단 말이에요, 110억이. 그거면 계약은 할 수 있는 거 같은데 예산을 배정 안 해버리면 (어렵겠다)”이라고 말한다.
노 전 사령관이 군 내부 정보를 활용해 방위사업체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과 대화를 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관련 수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국회 내란진상조사단 회의에서 “2022년 말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 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며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보통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에서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을 총괄 운영하는데, 이번 사업은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에서 맡는다”며 “(2022년)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 내란으로 기소된 여인형”이라고 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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