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도 '멤버십' 도입… 시민단체 "돈 쓰는 탐방객이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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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국립공원 야영장의 예약방식을 선착순에서 2개월 단위 연중 상시 추첨제로 바꿨다.
공단은 이날 탐방객 만족도와 재방문율 향상을 위해 국립공원 예약시스템을 이용하는 탐방객 가운데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고객을 대상으로 멤버십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달 말 시작되는 '국립공원 멤버십 가족캠프'를 비롯해 10월 50대 고객을 위한 특화프로그램인 '50+ 힐링캠프' 등 인기 시설을 우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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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공공재 가치 훼손, 혜택의 사유화" 비판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국립공원 야영장의 예약방식을 선착순에서 2개월 단위 연중 상시 추첨제로 바꿨다. 선착순 접수일마다 경쟁 과열과 장시간 접속 대기, 선호 기간의 즉시 마감이 반복되자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그럼에도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21일 공단에 따르면 8월 기준 전북 부안군 변산반도 국립공원 고사포 야영장의 주말용 예약 추첨 경쟁률은 무려 41대1을 기록했다. 전북 무주군 덕유산 덕유대 3 야영장을 비롯해 충남 공주시 계룡산 국립공원 갑사 야영장, 강원 원주시 치악산 구룡 야영장의 평균 추첨 경쟁률은 10대 1을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공단이 이용 실적(방문 횟수와 소비 금액)에 따라 등급별 혜택을 주는 '국립공원 회원(멤버십) 제도'를 도입하자 공공재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비용을 더 지불한 탐방객에게 혜택이 집중돼 특정 계층에 이용이 더 몰릴 수 있고, 가족캠프 등 특별 프로그램도 일반 탐방객들의 참여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공단은 이날 탐방객 만족도와 재방문율 향상을 위해 국립공원 예약시스템을 이용하는 탐방객 가운데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고객을 대상으로 멤버십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전년도 이용 실적에 따라 △1단계 ‘국립공원’(10회 이상·20만 원 이상), △2단계 숲(5회 이상·15만 원 이상), △3단계 나무(3회 이상·8만 원 이상), △4단계 새싹(1회 이상·5만 원 이상), △5단계 ‘씨앗’(1회 이상·5만 원 미만)까지 총 5단계 등급을 부여하고, 등급별 혜택을 제공한다.
등급별 고객에게는 국립공원 야영장 주중 할인, 생태탐방원 체험 기회, 기념품 제공 등이 주어진다. 야영장 할인권은 공단 예약시스템 개편이 완료되는 9월 1일부터 제공되며, 최고 등급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반달가슴곰 인형이나 달력 등 전용 기념품도 준다. 이달 말 시작되는 '국립공원 멤버십 가족캠프'를 비롯해 10월 50대 고객을 위한 특화프로그램인 '50+ 힐링캠프' 등 인기 시설을 우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시민단체, 특정 계층에 혜택 몰아주는 '혜택의 사유화'

하지만 시민단체는 이날 논평을 내고 공단의 멤버십 도입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하며,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했다. 탐방객을 단순 소비자인 '고객'으로 규정하는 것부터 국립공원의 공공적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태라는 것이다.
이는 공단이 최근까지 운영하던 그린포인트제도의 방식과도 배치된다. 그린포인트제도는 쓰레기 줍기 등 공공에 기여한 탐방객에게 기념품 제공, 주차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방식이었다. 반면 이번 멤버십 제도는 민간기업의 인센티브 운영 방식을 공공의 영역에 도입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은 "국립공원이 지켜온 보편적 가치, 즉 국민 모두를 위한 공공재라는 대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며 "야영장 이용 횟수와 소비 금액이라는 상업적인 잣대로만 탐방객의 기여를 평가한다면, 쓰레기를 줍고 외래식물을 제거하는 자원봉사자의 활동은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정 국장은 "이 같은 차별은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특정 계층에만 혜택을 몰아주는 '혜택의 사유화'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립공원의 주인이 '돈 쓰는 고객'이 아니라 '자연을 보전할 책임을 지닌 모든 국민'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천명한다"며 "제도 철회 및 자원봉사, 보전 활동 등 공익적 기여를 중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원점에서 재설계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단 고객만족실 관계자는 "야영장 예약이 특정 기간에 몰려 있어 주중 이용을 늘리기 위한 취지"라며 "올해는 시범 운영 단계로, 제기된 지적을 반영해 내년 개선하는 데 참고하겠다"고 설명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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