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 않은 군대식 두발단속·복장 점검…엘살바도르 새 교육 지침 논란

윤연정 기자 2025. 8. 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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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정부가 교복·두발과 인사까지 의무화하는 새로운 교육 지침을 내놓으면서 모든 공립학교를 '군대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엘살바도르 교육부가 전국 모든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전달한 해당 공문에는 "각 학교 교장에게 조치 이행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며 "지침을 따르지 않을 시 중대한 행정적 책임 위반으로 간주하고, 그에 따른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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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교육부 장관, 군복 입고 대통령 앞에서 선서
카를라 트리게로스(왼쪽) 장교를 신임 교육부 장관에 임명하는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엘살바도르 대통령 엑스 갈무리

엘살바도르 정부가 교복·두발과 인사까지 의무화하는 새로운 교육 지침을 내놓으면서 모든 공립학교를 ‘군대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강경 통치’의 상징이 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기조가 교육 현장에까지 확산되는 모습에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엘살바도르 대통령실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된 새 교육 지침에서 학교는 ‘깔끔하고 정돈된 교복’, ‘적절한 두발 상태와 단정한 개인적 용모’ 등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으로 전국 교장단은 매일 아침 교문에서 학생들의 복장 상태를 의무적으로 살펴야 한다. 더 나아가 학생과 교사 간 ‘공손하게 인사’하는 것도 의무 시행 사항으로 명시했다.

엘살바도르 교육부가 전국 모든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전달한 해당 공문에는 “각 학교 교장에게 조치 이행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며 “지침을 따르지 않을 시 중대한 행정적 책임 위반으로 간주하고, 그에 따른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적혀 있다.

20일(현지시각)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 있는 한 공립학교에서 교직원이 교문 앞에서 학생들의 두발 상태 등 용모를 확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전날 카를라 트리게로스 신임 교육부 장관은 새 지침을 담은 공문을 5100개가 넘는 전국 공립학교에 발송했다. 트리게로스 장관은 소셜미디어에 “교사들이 먼저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질서와 규율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청한다”고 적었다.

엘살바도르 사회 전반에 권위주의적 분위기가 더 짙어지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안전한 국가 건설’을 내세우며 비상사태 명분으로 법적 절차 없이 범죄 용의자들을 체포하거나 초대형 교도소 세코트(CECOT)를 확장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그 기조가 교육 현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역 군 장교인 트리게로스를 교육부 장관에 임명한 것도 학교 현장에 군대식 질서와 규율을 이식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부켈레 대통령은 해당 지침을 엑스에 공유해 “우리가 꿈꾸는 엘살바도르를 건설하기 위해서 교육 제도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교육부에 힘을 실어줬다. 트리게로스 장관은 교육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 학교 시찰 등 교육부 관련 공무 수행 자리에서도 군복을 입고 나타났다.

이에 엘살바도르 교직원 노동조합(FMS)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처는 교육 제도를 군사화하려는 시도”라며 “교육부 장관이 군 계급장을 달고 학교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은 경찰이나 군경합동부대 등 다른 억압적 기관들이 학교로 들어오는 길도 열어주는 꼴”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현역 군인을 장관으로 임명 못 한다는 내용이 헌법에 112조에 명시돼 있다”며 “상식과 원칙, 지켜야하는 가치가 군홧발에 의해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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