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호조 속 커지는 양극화...1위 vs 10위 이익 격차 1조[증권사 상반기 실적]
영업이익 1위 한투증권..반기에 1조 넘겨
6곳 작년보다 이익증가. vs 4곳은 역성장
1위 한투와 10위 영업이익 격차 1조 넘어

올해 상반기 증권사들이 좋은 실적을 보여줬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의 영업이익·순이익이 큰 폭으로 오를 때 다수의 증권사는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울러 증권사 한 곳이 전체 증권사 합산 영업이익의 5분의 1을 차지하면서 대형증권사 사이에서도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모습이다.
자기자본(연결재무제표 기준) 상위 10곳 증권사가 지난 8월 14일까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10대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 총 5조485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10대 증권사 합산 순이익은 4조4858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각각 16%, 22% 증가한 액수다. 지난해 상반기 10대 증권사는 영업이익 4조7272억원, 순이익 3조6865억원을 벌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성과를 거둬들인 것이다. 한투증권, 반년 만에 1년치 영업이익 달성
상반기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0조9726억원, 영업이익 1조1479억원, 순이익 1조252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 실적이 눈에 띄는 건 단순히 10대 증권사 중 1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1년 동안 벌어들일 영업이익 수준을 6개월 만에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한투증권은 10대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이 회사는 영업이익 1조2837억원, 순이익 1조11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1조원을 넘긴 것은 한투증권이 유일했다.
한투증권의 상승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1년 동안 거둬들인 실적과 유사한 수치를 올해는 반년 만에 벌었다. 국내 증권사 증 반기 실적이 1조원을 넘은 것은 한투증권이 처음이다.
한투증권은 상반기 채권운용에서만 1800억원을 벌었다. 특히 발행어음 사업이 톡톡한 역할을 하면서 전체 운용부문 실적을 견인했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SDI의 유상증자 주관을 하면서 기업금융(IB)부문도 좋은 성과를 냈다.

한투증권의 뒤를 이어 영업이익 2위를 기록한 곳은 자기자본 1위(연결재무제표 기준 12조4190억원)를 달리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이 회사는 상반기 영업이익 8466억원, 순이익 664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각각 56%, 79% 증가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며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던 미래에셋증권 역시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영업이익의 73%를 달성했다.
키움증권의 올해 상반기 성과도 눈부셨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영업이익 1조982억원, 순이익 8359억원을 거둬들였는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벌써 지난해 절반 수준을 훌쩍 넘었다. 상반기 키움증권은 영업이익 7338억원, 순이익 5457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의 성장세가 이대로 이어진다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 1조클럽은 충분히 달성 가능한 상황이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영업이익 6110억원, 순이익 4651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지난해 보다 늘었다. 무엇보다 지난해 1300억원의 상장지수펀드(ETF) 손실사태를 극복하고 실적회복에 성공한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말 10번째 종합투자사업자(종투사)로 등극한 대신증권 역시 전년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60%, 24% 증가했다. 회사는 신용공여가 증가해 이자수익이 전년 대비 늘었고 국내주식시장 호조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삼성·메리츠·KB·하나' 작년보다 역성장
전반적인 대형 증권사의 화려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한 증권사도 적지 않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2분기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삼성증권 영업이익은 6433억원, 순이익은 4831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영업이익 6708억원, 순이익 5110억원)보다 각각 4%, 5% 줄었다.
삼성증권이 주관했던 롯데글로벌로지스, DN솔루션즈 등 굵직한 기업공개(IPO) 종목들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며 해당 부문 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삼성증권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고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흐름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도 지난해보다 11% 감소한 448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해 상반기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4435억원으로 집계됐다.
KB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와 비교해 줄었다. 올해 상반기 KB증권의 영업이익은 4427억원, 순이익은 3424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11%, 10% 감소한 수치다. 다만 KB증권의 이익 감소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 회사는 "자산건전성 제고를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에 대해 선제적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지난해 2분기보다 순이익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 역시 지난해 2분기 보다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26%, 20% 감소했다. 해외부동산 등 대체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회사의 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반기 이익격차 작년 6658억→ 올해 1조291억
모든 증권사가 고른 성장만을 보여줄 순 없지만 10대 증권사 내에서도 이익 격차가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증권업 자체가 자본 규모를 바탕으로한 라이선스 사업이지만, 특정 증권사 쏠림 현상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10대 증권사의 이익 격차는 크게 벌어졌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한 한투증권(1조2837억원)과 대신증권(716억원)간의 격차는 1조2121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러한 격차가 더 커졌다. 상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한투증권과 10위 하나증권 간의 이익 격차는 1조291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가장 높았던 한투증권과 10위 대신증권 간의 격차가 6658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대형증권사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올해 상반기 10대 증권사의 총 영업이익(5조4857억원)의 5분의 1을 한투증권 한 곳(1조1479억원)이 차지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순이익은 더 심하다. 상반기 10대 증권사의 총 순이익은 4조4858억원인데 이 중 약 4분의1 가량을 한투증권이 차지했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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