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진 ‘고정밀 지도 반출’ 압박… 美 정부, 구글 지원 사격 총력전
韓, 구글에 데이터센터 설치시 지도 제공 제안
구글, 韓정부 제안 거절…조세회피 가능성 제기
한국 정부가 구글과 20년 가까이 갈등을 빚어온 ‘고정밀 지도(1대 5000 축척) 반출’ 문제와 관련, 미국의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가 반출 불허 조치를 “대표적 디지털 무역장벽”이라며 미국 상무부에 완화를 요구한 것이다.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한국 정부의 부담도 커졌다.
우리 정부는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 등 조건부 허용 방침을 밝혔지만, 구글은 글로벌 데이터 연동만을 고집하며 일방적 주장을 펴고 있다. 국내에서 연간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세금은 회피하고, 핵심 인프라만 가져가려는 ‘체리피킹’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 세금으로 구축한 국가 전략 자산이자 안보 리스크와 직결된 고정밀 지도를 외국 기업에 넘길 수 없다는 ‘정보 주권’ 논리도 힘을 얻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와 관련 5개 협회들은 지난 20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디지털 무역장벽 완화에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CCIA는 구글, 메타, 애플,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가 정식 회원사로 소속된 미국의 대표적인 IT 로비 단체다. CCIA와 관련 5개 협회는 ▷미국 기업에 대한 정밀지도 반출 제한 ▷망 사용료 ▷클라우드 보안 인증제도(CSAP) ▷온라인 플랫폼법 추진 ▷EU와 유사한 수준의 인공지는(AI)법 추진 등을 대표적인 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꼽았다.
조너선 맥헤일 CCIA 부회장은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기술을 보유했지만, 미국 기업에는 불리한 보호 정책을 고수해왔다”며 “한미 정상회담은 시장 개방을 논의할 유례없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CCIA의 이번 서한은 구글의 입장을 대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치 정보 데이터 해외 반출 제한을 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2007년부터 1대 5000 축척의 전국 단위 국가기본도를 미국 캘리포니아 구글 본사와 해외 소재의 구글 데이터 센터에서 서비스하겠다고 반출을 요구해왔다. 이에 한국 정부는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 ▷위성사진 내 민감 시설 가림 ▷상세 좌표 삭제 등의 사항을 이행하면 구글에 고정밀지도를 제공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구글은 위성 사진 내 안보상 민감한 시설만 가림 처리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 정부는 지도 반출 불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방어를 계속 우리가 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밝혔다. 국외반출 협의체는 오는 10월 반출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태도가 전형적인 ‘체리피커’ 행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등을 설치하면 해결될 문제지만, 구글이 유리한 조건만 수용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조세 회피 목적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설치하게 되면 매출 발생 근거가 한국 내로 명확히 밝혀지기 때문에 조세 회피가 어려워져서다. 한국재무관리학회 세미나 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구글의 매출은 12조원으로 추정된다. 관련 법인세만 5180억원 수준이지만 구글이 실제 납부한 건 155억원에 불과했다.
구글이 요구하는 1대 5000 지도를 전면 제공하는 나라는 극소수다. 구글이 서비스하는 대부분의 국가도 1대 2만5000 축척을 사용한다. 구글의 고정밀 지도 요구가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의 국내 사업 등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국내에 법인과 데이터센터를 설립해 서버를 두고, 보안 문제만 확인 받으면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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