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말썽쟁이들 혼내는 것 같아"… 백악관 사진에 유럽 '굴욕'

곽주은 2025. 8. 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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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의 회담 장면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장소인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홀로 앉아 있고, 나머지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며 부채꼴 모양으로 배열된 의자에 둘러앉아 있다.

다른 사진에는 일부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 적는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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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공개 사진서 트럼프 홀로 상석, 유럽 정상들은 둘러앉아
유럽 현지 여론 들썩... 英매체 "당혹스러운 파워 플레이 전략"
7년 전 ‘1대6’ G7 갈등 사진과 대조… 미·유럽 달라진 역학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유럽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안을 논의하고 있다. 백악관 X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의 회담 장면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미국 백악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 X(엑스)를 통해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들이 논란의 진원이다.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장소인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홀로 앉아 있고, 나머지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며 부채꼴 모양으로 배열된 의자에 둘러앉아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이다. 다른 사진에는 일부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 적는 모습이 담겼다.

국가 정상 여럿이 모이면 상석(上席) 없는 원형 테이블에 앉는 것이 외교 관례. 그러나 이번 회담에선 트럼프 대통령만 단독으로 상석에 앉은 모양새다. 백악관은 해당 사진에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라는 문구와 함께 “유럽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역사적인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의 대통령”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유럽 현지에서는 “굴욕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썽꾸러기 학생들을 꾸짖는 것처럼 보인다”며 “당혹스러운 ‘파워 플레이’(Power play·힘을 과시하면서 협상에서 우위를 취하는 전략)”라고 지적했다.

현지 네티즌들도 “정말 숨 막힐 정도로 무례한 장면” “왜 유럽 지도자들이 이 모욕적인 상황을 허용했는지 의문” “유럽 지도자 중 한 사람도 이런 좌석 배치를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나? 유럽연합이 출범한 후 본 것 중 가장 부끄러운 장면”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2018년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앙겔라 메르켈(가운데) 독일 총리가 미국의 고율 관세와 이란 핵협의 탈퇴 등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과 대치하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 제공

이번 논란은 7년 전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국 정상들의 '1대6' 대결 구도 사진을 재소환했다. 2018년 6월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회의 장면을 촬영한 사진이다.

당시 미국 외 6개국 정상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동맹국 겨냥 ‘관세폭탄’에 강력 항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장벽을 없애자”는 G7 공동성명을 “동의한 적 없다”고 거부해 성명 채택을 무산시켰다. 회담이 끝난 뒤 독일 총리실이 공개한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팔짱을 낀 채 앉아 있고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는 탁자를 짚은 채 트럼프 대통령을 매섭게 응시하고 있다. 앙겔라 총리 옆에는 마크롱 대통령과 테레사 메이 당시 영국 총리가 나란히 섰다. 외신들은 이 장면을 두고 “미국과 G6의 갈등이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이번 백악관 회담 사진은 우크라이나 전쟁 후 달라진 미국과 유럽의 역학 구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BBC는 지난 3월 ‘미국 군대 없이 유럽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막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유럽 각국 외교관들을 인용해 “아니다”고 보도했다.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지난 6월 “러시아가 3개월 만에 생산하는 포탄 물량을 맞추려면 나토는 1년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미국의 도움 없이 유럽 안보를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 트럼프 대통령의 위상을 바꾼 셈이다.

곽주은 인턴 기자 jueun1229@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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