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피어’는 롯데 대명사 아니었어? ‘로이스터 수제자’가 두산에 있네, 허슬두와 컬래버라니

김태우 기자 2025. 8. 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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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봉을 잡은 이후 성적과 팀 색깔 개선에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조성환 감독대행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이승엽 전 감독이 떠난 뒤 감독대행으로 두산을 이끌고 있는 조성환 감독대행은 위기에 빠진 팀을 잘 수습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는다. 일단 기본적으로 성적이 좋아졌다. 두산은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13-9로 이긴 뒤 조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승률 5할을 돌파했다.

아직 9위지만 포스트시즌을 향한 대역전극도 사정권에 들어왔다. 설사 가을야구에 가지 못한다고 해도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다. 이름값 야구에서 벗어나 경기력 위주의 엔트리와 라인업을 구성하고, 젊은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잘 쓰며 성적과 세대교체 두 마리를 모두 잡고 있다. 감독대행으로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은 게 사실이지만, 자신의 색깔을 점차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감독대행의 스타일을 관통하는 단어는 어쩌면 ‘노피어’다. 조 감독대행은 “공격적으로 해서 그다음의 결과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머뭇거리다 하지 않고 나오는 결과가 오히려 아웃이 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강조한다.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최선을 다해 해보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조 감독대행의 지도 철학을 관통하는 지론이기도 하다.

실제 두산은 최근 들어 공격과 주루에서 조 감독대행의 스타일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점진적으로 이행되다 결과가 좋으니 한꺼번에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단타가 나왔을 때 빠른 주자든 느린 주자든 적극적으로 추가 베이스를 노린다. 심지어 팀 내에서 가장 걸음이 느리다는 베테랑 양의지까지 뒤도 안 돌아보고 3루로 뛰는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보여준다. 물론 그 과정에서 횡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조 감독대행은 그런 플레이는 절대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박수를 쳐준다. 이를 본 선수들은 더 맹렬해진다.

▲ 조성환 감독대행은 현역 시절 제리 로이스터 감독 아래에서 뛰었고, 로이스터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인정한다 ⓒ곽혜미 기자

양의지는 “감독님부터 주루코치님들이 '많이 죽어도 과감하게 해야 상대 실수가 나온다'고 강조하신다.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내 속도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선임부터 저렇게 뛰는데 후배들도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한다.

주루뿐만 아니라 공격과 사인도 과감하다. 최근 두산 야구에서는 3B 타격이 꽤 자주 나온다.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 볼넷을 얻기 위해 기다리는 것보다는 자신의 존이나 노림수에 들어오는 공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타격한다. 이 또한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있지만, 좋은 결과를 얻어내며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 낸 상황도 많았다. 도루나 주루 사인도 낼 때는 확신을 가지고 낸다. 그래서 선수들도 확신을 가지고 뛴다.

19일 대전 두산전 9회 결승점 당시 정수빈의 타격은 저돌적으로 변한 두산의 야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당시 두산은 5-5로 맞선 9회 상대 마무리 김서현을 상대로 1사 3루 기회를 얻었다. 타석에 선 정수빈은 볼 세 개를 연달아 골랐다. 김서현의 제구가 이날 좋지 않았기에 대다수는 하나 정도 공을 더 지켜보기 마련이다. 벤치에서 ‘웨이팅 사인’을 낼 때도 많다.

그러나 조 감독대행은 오히려 히팅 사인을 냈다. 정수빈은 쳤고, 2루 땅볼 때 3루 주자 이유찬이 완벽한 주루로 홈에 먼저 들어오며 결승점을 냈다. 망설임 없는 타자, 망설임 없는 주자가 합작해 만들어 낸 귀중한 결승점이었다.

▲ 두산은 선수들과 코치들이 똘똘 뭉쳐 적극적인 플레이로 반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두산베어스

이런 조 감독대행의 성향은 롯데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을 연상케 한다. 실제 취재진 인터뷰가 상당히 닮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 로이스터 감독은 ‘노피어’ 야구로 유명했다. 공격·수비·주루 모두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했다. 세부 발언은 조금 다를 수 있어도, 조 감독대행의 발언도 큰 틀에서는 상당 부분 일치한다. 사실 로이스터 감독 재임 기간 그라운드 안팎에서 롯데를 이끌었던 선수가 바로 조 감독대행이다. 조 감독대행도 “내가 로이스터 감독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멋쩍게 웃었다.

단타가 나왔을 때 2루에서 홈을 노리는 적극적인 베이스러닝도 똑같다. 당시 롯데도 홈에서 많은 주자들이 죽으며 비판을 받았지만, 로이스터 감독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조 감독대행 또한 “적극적으로 주문을 하고 있는데 임재현 (3루 주루) 코치님이 아주 실행을 잘해주신다. 1루에 있는 김재현 코치님도 상황마다 보내야 할 때는 확실하게 콜을 해줘서 과감하게 반 발이라도 빠르게 할 수 있게끔 해준다”고 코치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로이스터 감독은 ‘홈에서 주자가 너무 많이 죽는다’, ‘무모한 주루 플레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외야수가 홈에 정확히 공을 던진다는 보장이 있나”라고 되묻곤 했다. 3B 타격의 결과가 좋지 않다는 말에는 “3B-1S에서의 확률이 더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로이스터 감독 밑에서 그런 상황을 많이 본 조 감독대행의 목소리에도 힘이 들어간다.

▲ 조 감독의 지론에 딱 들어맞는 장면이었던 20일 대전 한화전 4회 홈 득점 장면 ⓒ두산베어스

19일 대전 한화전 1회 정수빈은 짧은 중견수 뜬공에도 과감히 태그업을 해 홈으로 먼저 들어왔다. 상대 쇄도를 예상하지 못한 중견수 루이스 리베라토가 당황했고,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20일 대전 한화전 4회에 나온 양의지의 홈 쇄도 득점이 그랬다. 누가 봐도 아웃이고, 무모한 플레이였지만 태그가 안 되면서 세이프가 됐다.

이처럼 두산 선수들도 완벽하지 않지만, 상대도 완벽하지 않다. 그 틈을 공격적으로 파고든다. ‘노피어’가 ‘허슬두’를 만났다. 조 감독대행이 이미 타 구단으로부터 감독감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유가 나오는 가운데, 이제는 이 지도자를 지키기 위한 확정 작업을 미리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 두산과 정식 감독 계약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조성환 감독대행 ⓒ두산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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