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 3할타자 고작 3명… 이러다 2할대 타격왕 나올라
NL 스미스 타율 0.308 1위
AL서도 3할대 타율 단 5명
저지 0.333으로 선두 유지
역대 최저타율 타격왕 ‘0.301’
전문가 “정확한 수비 시프트
장타력에 무게 분위기도 한몫“

타율은 프로야구 경기에서 타자를 소개할 때 전통적으로 가장 먼저 소개된다. 타율은 안타를 타수로 나누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수치. 하지만 3할 타자는 ‘A급 타자’를 상징하는 숫자다. 타율 1위에 오르면 ‘타격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타율 순위를 보면, 예년과 다른 점이 눈에 띈다. 바로 타율이다. 20일(한국시간) 기준, 3할 타율을 유지 중인 타자는 고작 3명이다. 윌 스미스(LA 다저스)가 0.308로 1위에 올라 있고, 재비어 에드워즈(마이애미 말린스·0.304)와 프레디 프리먼(다저스·0.302)이 3할 타율을 간신히 넘겼다. 아메리칸리그도 사정은 비슷하다. 단 5명만이 3할을 유지 중이다. 단, 차이점이 있다면 양대리그 1위의 격차. 아메리칸리그는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0.333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조너선 아란다(탬파베이 레이스·0.316), 제이컵 윌슨(애슬레틱스·0.312), 제레미 페냐(휴스턴 애스트로스·0.310)까지 0.310을 넘긴 타자도 4명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 사상 최초로 2할대 리그 타격왕이 탄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876년 출범한 MLB 역사에서 2할대 타격왕은 한 번도 없었다. 역대 MLB 최저타율 타격왕은 1968년 아메리칸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 칼 야스트렘스키의 0.301이었다. 내셔널리그 최저타율 타격왕은 1988년 토니 그윈의 0.313였다.
MLB는 투타의 균형이 비교적 잘 잡힌 리그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최근 MLB에서는 3할 타자가 귀한 대접을 받는다. MLB닷컴과 베이스볼레퍼런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양대리그에서 타율 3할을 넘긴 타자는 7명이었다. 2023년엔 9명이었는데, 양대리그 통합 3할 타자가 10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68년(6명) 이후 55년 만이었다.
MLB에서 ‘3할 타자 기근 현상’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현지에선 투수의 구속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MLB가 투구 추적을 공식적으로 시작한 2008년 평균 구속은 시속 91.9마일(147.9㎞)이었지만, 올해는 94.0마일(151.3㎞)로 약2마일(3.2㎞) 증가했다. 2010년에 빅리그에 데뷔한 장칼로 스탠턴(양키스)은 “내가 데뷔했을 때에는 3∼4번째 선발 투수들의 평균 구속이 88∼92마일 정도였다. 이제는 한 팀에 적어도 1명 이상 100마일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있다”고 말했다. 토리 루블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도 “15년 전 핵심 불펜 투수들은 90마일 이상을 던졌지만, 이제는 모두가 95마일을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송재우 MLB 전문가는 “타자들보다 투수들의 진화 속도가 빠르다”면서 “최근에는 95마일(152.9㎞)을 상회하는 투심패스트볼을 뿌리는 투수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또 각 팀 불펜엔 100마일을 던지는 투수가 수두룩하다. 일반적인 직구는 물론 변형 변화구에 타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첨단 장비를 활용한 수비 시프트도 타자들의 정교함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김형준 SPOTV 해설위원은 “최근 MLB 수비 시프트가 너무 정확하다. 2023년 MLB 사무국이 수비 시프트 제한 규정을 만들었지만, 첫해만 효과를 봤고, 이후엔 여전히 안타를 막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들어 고타율을 저평가하는 분위기도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요즘 야구에서 잘 치는 타자의 기준은 ‘3할 타자’보다는 출루와 장타력을 더한 OPS에 더 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물론 아직 MLB 팀들이 35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적지 않은 경기 수다. 이창섭 SPOTV 해설위원은 “프리먼 등 기존 3할 타자들의 부상 변수가 있다. 부상 등 각각의 이유로 내림세가 있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3할을 채우는 타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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